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강력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전북 남원지역의 일부 도로와 가옥, 농경지가 침수 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그러나 14명이 숨지고 3천420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던 작년 이맘때 태풍 `루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적은 편이다. 13일 전북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리산 자락인 남원 지리산 뱀사골에 최고395.5㎜의 폭우가 내리면서 12일 오후 한때 하류지역인 산내-인월간 국도와 산내-반선간, 산내면 고기리-정령치간 지방도의 일부 구간이 범람해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12일 오후 10시30분께는 산내면 원천리 오판남씨의 집이 침수돼 일가족 7명이 인근 이웃집으로 대피했으며 오후 8시께는 산내면 백장마을 앞 하천이 넘치면서 이마을 7가구 20명이 고지대로 피신했다. 산내면 백장마을과 원천리 일대 농경지 수십㏊도 물에 잠겼다. 남원과 장수, 임실, 순창 등 도내 동부 산간지역에는 이날 오후 한때 최대 초속19-24.3m의 강한 바람이 불어 벼가 쓰러졌으며 복숭아, 사과, 배 등이 떨어지는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사과 주산단지인 장수지역과 복숭아와 배 주산지인 남원, 임실지역에 강풍이 몰아닥쳐 과일 낙과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날이 어두워 피해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반면 호남지역 최대 들녘인 김제평야와 익산 만경평야는 이번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남원시 관계자는 "작년 루사 피해 때는 400mm가 넘는 비가 여러곳에 왔었는데 이번에는 태풍의 이동속도가 빨라 작년만큼 넓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북도 재해대책상황실 관계자는 "태풍이 동해안 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전북 쪽은 지리산이 가로막고 있어 지리산 자락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종량.박성민 기자 jongr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