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매미'가 12일 우리나라 기상 관측사상 최고의 위력으로 제주도를 강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매미'는 이날 오후 북제주군 고산지역에 최대순간 풍속 60㎧의 기록적인 강풍을 몰아쳐 지난 2000년 8월 `프라피룬'이 흑산도에서 기록한 58.3㎧보다 강한 위력을 보였다. `매미'는 또 폭우를 동반, 한라산 윗세오름에 최고 500㎜를 비롯해 성산포 250㎜, 제주시 240㎜, 서귀포 196㎜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제주도에는 오후들어 강풍에 송전선로가 끊기는 사고가 곳곳에서 속출해 북제주군 한경, 우도, 한림, 구좌, 조천지역과 제주시 일도2동, 서귀포시 신시가지, 남제주군 안덕, 대정 일부지역에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등 수만가구의 주민들이큰 불편을 겪었다. 폭우로 도로가 넘치며 애월읍 그린리조트 부근 서부관광도로, 남제주군 가시악군도 등 모두 5개 도로 구간이 교통 통제됐고, 제주시 보건소 4거리 신호기가 강풍에 넘어지는 등 신호기와 가로등, 전신주 전도 사고도 잇따랐다. 또 서귀포항 방파제 암벽 콘크리트 100m가 거친 파도에 유실되는 등 항.포구시설물 피해가 속출했으며, 서귀포시 강정동 `서건도'에서는 낚시객 2명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남제주군 성산읍 시흥, 남원읍 신례와 북제주군 구좌읍 평대 등지의 주택 20여채가 침수되거나 지붕 일부가 파손됐고 성산포항에서는 대형 컨테이너 박스가 주차된 승용차 2대를 덮쳤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제주도 119통합상황실에는 간판이 날리거나 아파트 유리창이 파손되고 각종 도로시설물이 심하게 흔들린다는 신고 전화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시.군 재해상황실은 태풍 `매미'의 위력 때문에 피해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해안도로변 양식장시설물과 비닐하우스시설 등 농작물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우려했다.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