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지난 4일 호주제 폐지를 위한민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그동안 이를 두고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여왔던 여성계와 유림을 비롯한 보수단체간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가 법안 심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성부는 회기내 법안 통과를 관철시키기 위해, 보수단체들은 최대한 이를 막기위해 국회 '로비'를 비롯한 각각의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막판 세 싸움이 한층 가속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일단 정부가 마련한 민법개정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국회의 조속한 심의를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부의 입법안은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뜻을 따르게 하는등 다소 미흡하긴 하나 여성계의 요구를 상당부분 반영한 진일보한 안"이라며 "국민의 열망에 따라 올해 중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여성단체연합은 지난달 26일 이경숙 상임대표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면담을 가진데 이어 현재 법사위를 비롯한 국회 의원들을 상대로 한 일대일 설득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구경숙 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아직까지 국회의원들이 호주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고, 오해도 많이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각 지역 여성단체들을동원, 해당 지역구 의원 설득 작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여성단체연합, 여성단체협의회 등 여성계와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들이 참여한 '호주제폐지 시민연대'는 오는 20일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에서 호주제폐지를 위한 한마당 대회를 열고 대국민 홍보활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또 개천절인 다음달 3일에는 시청앞에서 여성단체연합, 여성문화예술기획, 여성해방연대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여성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반해 성균관을 중심으로 한 유림계는 정부의 호주제폐지 법안 입법예고에반발하며 강력한 입법 저지투쟁에 들어갔다. 최근 최근덕(崔根德.70)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신임 성균관장으로 선임하며 조직을 재정비한 성균관은 지금까지의 산발적 군중 동원식 집회활동에서 벗어나 실질적효과적인 가족법수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성균관은 5일 기존의 `가족법개악저지투쟁위원회'를 `가족법수호기획단'으로 확대 구성했다. 성균관장을 단장으로 전국 향교대표 등 각 지역유림인사 30명으로 구성된 가족법수호기획단은 이번에 입법예고된 호주제폐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15명의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개인별 밀착마크에 나서 호주제폐지법안 반대 각서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성균관은 이와 함께 호주제폐지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경우에 대비해 여야정당의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명작업을 펼치는 한편, 정기국회 회기중에 여의도에서 대규모 가족법수호 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호주제수호국민연합(이하 호수연, 공동대표 봉태홍.홍정식)도 5일부터 국회 앞에서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으며, 앞서 지난 3일에는 국회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게 호주제 폐지 반대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또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호주제 수호 1천만인 서명 및 대국민 홍보활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거두지 않고 있다. 호수연측은 "호주제로 인해 고통받는 미혼모나 이혼녀가 있다면 일부 조항을 고치면 될 것"이라며 "호주제를 아예 폐지할 경우 가족개념이 사라져 개인주의가 더팽배하고 미혼모 급증, 이혼율 증가 등 심각한 폐단이 우려되기 때문에 법 통과는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이윤영 기자 shg@yna.co.kr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