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을 다루는 자판기 판매업체를 설립한 뒤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금융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일 러브호텔 내 성인용품 판매용 자판기를 공급하는 다단계업체 H사를 설립한 뒤 금융 피라미드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아 1천221억원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 회사 대표이사 김모(47)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67) 이사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작년 6월 H사를 설립해 `성인용품 자판기 수요가 엄청나고 몰래카메라 기능까지 부착돼 있어 고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이라며 투자자 9천800여명을 모은 뒤 현재까지 1천221억원의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사업설명회를 열고 자판기 1대 값인 380만원만 투자하면 그 날부터 100일 동안 매일 4만원씩 지급받을 수 있고 100일후에는 매달 25만원을 무한정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다른 투자자를 데려올 경우 일반판매자, 부장, 실장, 상무, 이사 순으로 단계적 승진이 보장되고, 직급별 매출 수당과 자판기 1대당 판매수당 10만원이 별도로 지급된다고 꾀어 투자자를 모집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