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험생 58만여명이 2일 응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모의평가는 지난 해 수능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됐다. 대부분 영역이 비교적 평이했으나 1교시 언어영역의 일부 문제들은 까다롭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일선고교와 입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이날 모의평가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언어영역에서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요구하거나 출제유형에서 다소 색다른 문제가 출제됐다. 입시전문가들은 "체감 난이도는 약간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기존의 판에박힌 문제보다는 일부 문제들이 새로운 유형으로 출제돼 수험생에게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했다"고 평가했다. ◇언어영역 = 지난 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유지했다. 문학 의 경우 수험생들에게 생소한 문학 교과서 외의 작품이 다수 출제됐으며, 지문의 길이도 길었다. '보기'를 주고 높은 사고력과 적용능력을 요구하는 다양한 형식의 문제들이 제시돼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정답과 오답 구별이 어려웠다. 유형면에서도 다소 변화가 시도돼 각종 그림이나 표 등과 연계하거나 어휘의 의미를 묻는 독특한 문제가 출제된 것도 특징이다. 듣기,쓰기에서는 여전히 실제생활과 관련된 내용, 시사성이 가미된 내용이 활용됐으며 지문 수, 제재별 비율 등은 큰 변화없이 출제됐다. 고전 시가의 경우에는 시상전개를 그림으로 묻는 점도 새로운 면이었으며, 끝말잇기 방식이라는 일상적인 언어 관련 유희를 문제와 연결한 점도 독특했다. 서울 이화여고 이형빈교사는 "학생들이 지난 해 수능보다 약간 더 어려워하는것 같았다"며 "지문도 낯설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많이 나와 수험생들이 당황했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리영역 = 지난 해 수준으로 다소 쉽게 나왔다. 기본적으로 공식과 개념만알고 있으면 풀 수 있는 문제들과 개념원리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응용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예년과 같이 인문계, 자연계의 과목별 출제 비중은 모의평가에서도 정확히 반영돼 실제 수능의 방향을 대충 짐작케 했으며 공통수학의 난이도가 높아져 수험생들의공통수학 공략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단원에서 고루 출제됐으며 실생활 수학, 닮은 비, 비례에 관한 방정식 등이 주로 나왔고 중,상위권의 변별력을 고려해 중간 난이도 수준의 문제와 난이도가높은 문제도 함께 출제됐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6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평이했으나일부 문제는 지문이 길고 생소한 문제가 다소 출제돼 체감난이도는 어렵다고 느낄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탐구영역 = 전체적으로 지난 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평이했다. 공통과목은 교과서 내의 지문을 활용한 평이한 문제가 많았다. 특히 표, 그림에 의한 분석문제가 많았고 윤리문제는 그림에 의한 동양사상을연관시키는 문제로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높아져 7차교육과정의 심화학습 유형의일부 문제도 눈에 띄었다. 국사의 경우 역사적 현상에 대한 다양한 학습자료를 토대로 전환기적 특징이나제도사적 변천, 시대사의 흐름 등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문제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세계사는 연표, 사진, 도표, 지도에 대한 치밀한 접근과 서로 다른 문화권에 대한 비교사학적 문제들이 출제됐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선택과목의 경우 난이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수험생들은 고득점을 위해서는 쉬운 문제만 풀지말고 교과서에서도 중요부분 뿐만아니라세세한 것까지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탐구영역 =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 해 수능수준에 맞추었으며 학교수업에 충실했다면 무난하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 출제범위도 어느 한 단원에 치우침 없이 고르게 출제됐으며 매년 출제빈도가 높은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라든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에 관한 내용들은 올해도 출제가 예상된다. 또 단순히 부분적인 내용만을 묻는 것을 탈피해 작은 부분이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나오기도 했다. 지구과학이나 화학과목은 지난 해보다 약간 어렵게 나왔지만 물리는 비교적 쉬웠다. ◇외국어영역= 작년 수능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대부분 거의 정형화된 문제들이 나왔으나 듣기와 독해의 일부 문제에서 기존의 문제와 다소 차이가 발견됐다. 영어의 32번 문제는 문장의 구조와 어법, 글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풀수 있는 문제였으며 시간과 거리를 동시에 파악해야 알 수 있는 문제라든지 장문독해가 3문제나 출제돼 수험생들의 응시시간을 촉박하게 만들었다. 또 토론이라는 생소한 유형까지 등장해 수험생들이 약간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있을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문학, 과학, 환경, 인물, 역사, 사회 등 다양한내용을 포함하는 문제와 시사적인 내용의 문제도 다수 포함됐다"며 "신용카드나 환상문학, 노령층 인구 증가에 따른 정부의 대책 등이 문제로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