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입학 후 졸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7년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학부 4년에 어학연수 1년을 더해 5년 졸업이 보편화된데 이어 최근에는 인턴 고시공부 자격증준비 등을 위해 추가로 휴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한국경제신문이 서강대 성균관대 동국대 중앙대 건국대 등 서울시내 5개 사립대의 올 8월 하계 졸업생의 재적연수를 조사한 결과 입학에서 졸업까지 평균 6.5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국대가 6.6년이 걸렸고 △건국대 6.56년 △서강대 6.51년 △성균관대 6.50년 등이 소요됐다. 중앙대는 편입생을 포함, 5.75년이 걸렸다. 대학 재적연수가 매년 길어지고 있는 추세다. 건국대 하계 졸업자의 경우 2001년에는 6.15년이 걸렸으나 작년에는 6.53년, 올해는 6.56년으로 늘었다. 중앙대도 △2001년 5.28년 △2002년 5.65년 △2003년 5.75년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재적기간은 전체 학생의 36%를 넘는 여대생이 군대를 가지 않고 남학생 중에서도 군 면제나 병역특례를 받는 학생이 적지 않음을 감안하면 꽤 오랜 기간이다. 남녀를 구분하면 여학생은 평균 4.97년, 남학생은 군대복무를 포함해 7.35년을 대학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황 속에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휴학을 통해 졸업을 연기하고 적게는 5년, 많게는 9년까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들을 일컫는 '모라토리엄(Moratoriumㆍ사회진출 유예)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긴지도 오래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 1백69개 4년제 국ㆍ공ㆍ사립 일반대학의 올 4월1일 현재 재적생 1백80만8천7백94명중 30.6%인 55만4천1백17명이 휴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휴학 사유로 '군입대'는 32만3천3백97명으로 지난해 2학기보다 1.4%포인트 감소했으나 외국유학, 연수 등에 의한 '일반휴학'은 23만7백20명으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고시공부를 위해 휴학 중인 서울 K대 4학년 한모씨(28ㆍ95학번)는 "어학연수나 인턴, 자격증 취득, 고시 공부 등을 위해 두 세차례에 걸쳐 2∼3년씩 휴학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양재명 서강대 교무처장(생명과학과 교수)은 "취업이나 진학 유학 등을 위해 졸업을 늦추는 학생들이 늘면서 대부분의 대학에서 휴학생 수가 전체 학생의 30%를 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며 "요즘 학생들은 휴학을 비교적 자유롭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