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년만에 화성이 지구에 가장 근접하는 27일 밤 지구촌에서는 화성을 보려는 사람들이 망원경을 앞다퉈 구입하거나, 천체 관측소 등지로 몰려 장사진을 이루는 등 화성 관측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다. 이로 인해 망원경 판매가 평소보다 20% 정도 늘었고, 아시아의 점성술사들은 화성(Mars)이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이라는 점을 들어 전쟁이나 테러, 재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흐린 날씨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화성이 연출하는 장관을 관측할 수 없었으나, 6만 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관측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폴리네시아 타히티 해변에서 호주와 일본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막론한 수 만 명의 사람들이 동쪽 하늘에 망원경을 조준하고 화성을 관찰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마게리타 해크는 "화성은 매력을 잃지 않았다. 그것은 진정으로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별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밤 화성은 지구에 5천576만㎞까지 근접했으며, 화성이 이처럼 지구와 근접한 것은 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을 배회했던 6만 년전이었던 것으로 추산됐다. 지구궤도를 도는 허블 우주망원경도 이날 화성의 거대한 한 협곡 등의 자세한모습을 담은 사진을 촬영했다. 일본에서도 국내 300개 천체관측소마다 수 천명이 몰려 들어 화성을 관찰했다. 독일에서는 화성의 분화구나 계곡, 화산 등이 지구와 비슷하기 때문에 화성이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목격했다는 신고가급증했다. 독일 CENAP센터의 베르너 발터는 화성의 빛나는 오렌지색 때문에 사람들이 이를UFO로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 유라니아 천문관에도 화성을 보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치면서 1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우주 박물관에도 거대한 군중이 물려들었다. 포르투갈 리스본 소재 천체관측소에는 화성과 지구가 충돌할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호주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며칠 간 화성 관찰 열풍이 불면서 국내에서 망원경판매량이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망원경 판매 증가와 함께 화성 관찰 파티의 열풍이 불었다. 일부 해외 관광객들은 미 남서부의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캐년,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의로웰관측소 등을 도는 이른바 `화성 관광'에 나셨다. 워싱턴 근교에 있는 메릴랜드주립대학 천문관측소에는 최근 화성을 관찰하려는아이들과 부모들이 수 백 명씩 방문했으며, 회원 10만 명을 보유한 천문학 단체인행성협회(Planetary Society)는 27일을 `화성의 날'로 선포하고 국제적인 `화성 관찰' 행사를 개최했다.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인 코스코의 짐 시네걸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도 "망원경 판매 곡선이 이미 차트를 벗어났다"면서 그 동안 창고에 쌓여있던 망원경 재고가지난 25일 몇 시간 만에 바닥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마신화에서 `전쟁의 신'인 화성이 지구촌 곳곳에 전쟁과 테러, 재난등을 불러 올 것이라는 점성술사들의 예언도 잇따랐다. 인도의 점성술사인 R.L.칸탄은 최근 52명의 목숨을 앗아간 뭄바이의 차량폭탄테러 2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 아니라 화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다음달20일까지 `불행의 기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태국 점성술사 피뇨 퐁차로엔은 "그것으로 인해 전쟁과 테러, 각종 사고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고, 홍콩의 한 점성술사는 최근 유럽에서 수 천명이 숨진앗아간 폭염을 지적하면서 "더 많은 자연 재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르투갈 점성술사 루이 로르가는 화성의 접근으로 "남성들이 성적으로 더욱 활동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색다른 예언을 내놓기도 했다. (도쿄.뉴욕.볼티모어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