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의 비자금 관리인으로지목된 김영완씨가 100개 이상의 차명계좌를 통해 수백억원대 자금을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27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측근들을 동원, 노숙자들에게 용돈을 쥐어주고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매입, 통장을 개설하거나 은행의 휴면계좌를 활용, 거액의돈을 관리했다는 것. 김씨가 사용한 계좌 중에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명의 계좌도 포함돼 있으며 휴면계좌는 주로 금융계 출신인 김씨의 최측근 임모(해외체류)씨가 교분있는 시중은행지점장들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이처럼 `수집'한 100개 이상의 차명계좌를 통해 각종 비자금을 관리했고,입출금도 주로 현찰을 애용했기 때문에 검찰이 이번 `현대비자금' 사건 수사에서 김씨 관련 계좌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지난 6월말 대북송금 특검팀의 수사기한 만료 이후 현대비자금 사건을넘겨받아 계좌추적에 착수했으나 현재까지 종결짓지 못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를 통해 돈세탁된 현대비자금 150억원에 대한 계좌추적이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며 "이처럼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김씨의차명계좌가 워낙 많은데다 돈세탁이 매우 복잡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