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방일영 전 회장 별세 우초(愚礎) 방일영(方一榮) 전 조선일보 회장이 8일 오전 2시5분께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경성제일고보(경기중학 전신)를 거쳐 일본 주오대 예과를 졸업한 방 회장은 83년의 역사를 지닌 조선일보사를 40년간 이끌어 온 한국의 대표적인 언론 경영인이다. 1923년 평안북도 박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3년 4월 사장이었던 할아버지 계초(啓礎) 방응모(方應謨)의 비서로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그는 53년 사장직에 취임해 93년 회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탁월한 경영수완으로 조선일보를 국내 최정상신문의 하나로 키웠다. 그가 서른 살의 젊은 나이로 사장 자리에 앉게 된 것은 한국전쟁 때 방응모 사장이 납북됐기 때문.전쟁와중에 사옥과 인쇄시설이 파괴되고 빚이 크게 불어났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고 윤전기를 손수 손질하고 자금을 조달해 회사 재건에 나섰다. 회사 성장 과정에서 호텔특혜시비 황제식경영 등 비판이 일부 제기되기도 했으나 소신있는 인재중시 경영으로 홍종인 천관우 최석채 선우휘 등 당대의 걸출한 언론인을 배출하며 보수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언론 경영인으로서는 성공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76년에는 국제언론인협회(IPI)한국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으며 방일영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방일영국악상을 제정하는 등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82년과 99년에는 각각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장남인 방상훈 사장과 차남 용훈씨(코리아나호텔 사장)등 5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7시.장지는 경기도 의정부시 가릉동 선산.(760)2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