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포장마차 주인 등 튀는 경력을 가진 백화점 직원이 삶의 애환을 담은 시집을 펴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남성의류 로가디스 매장 매니저 오승영씨(40)는 최근 자신의 세번째 시집 '그 나무에 남 모르는 아픔이 있다'를 출간했다. "고객을 대할 때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시로 엮었지요." 모두 1백여편의 시를 6부로 나눠 1백38쪽에 실은 이 시집에는 삶의 애환이 느껴지는 애절한 시가 여러 편 눈에 띈다. 오 매니저는 문단에서 시로 평가받고 싶어 저자 소개란에서 개그맨 경력도 빼버렸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그는 KBS 개그맨 2기 공채 출신으로 김미화 이봉원 김한국씨 등과 동기다. "고객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해야 합니다.단골 고객일 경우엔 '어서오세요'라는 상투적인 말보다는 유머를 섞어 부드럽게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그럴 땐 개그맨으로 활동했던 경험이 도움이 됩니다." 오 매니저의 유머감각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전파돼 저마다 위트를 섞어 고객을 응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덕분에 매장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상반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10%나 올랐다. 86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그는 현대백화점 경력만 5년째. 그동안 사내강사 등 다방면으로 능력을 발휘하며 그가 맡은 매장이 로가디스 본사에서 최우수 점포로 뽑히기도 했다. 고객과의 만남 속에서 보람과 기쁨을 맛보기도 했고,때로는 삶의 고단함도 느껴보았다는 그는 백화점 매니저로서의 자리가 가장 소중하고 '서비스맨'이란 이름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