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의 원전센터 반대집회가 24일째 계속되면서 지역 상인들이 대부분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집회 관련 일부 업종만 '희색'을 띠고 있다. 부안읍을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핵반대' 스티커와 깃발, 플래카드 제작업자들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으며 특히 일주일째 계속된 촛불집회로 초와 종이컵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부안읍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전효남(43.여)씨는 "평소 잘 팔리지 않던 초가요즘은 납품업체에 특별 주문을 해야할 정도"라며 "오늘밤에 계획돼 있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비해 '핵폐기장 백지화 대책위원회'에서 초를 300개 들이 40박스나 주문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한 박스에 3만원씩 하는 초를 27일부터 하루에 10-20 박스씩 팔았으며 종이컵도 덩달아 박스 채로 팔았다"며 "그나마 우리는 집회 덕을 보고 있다"고덧붙였다. '핵폐기장 백지화 범군민대책위원회'에서 투쟁성금 마련을 위해 주문제작한 노란색 티셔츠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티셔츠를 제작하는 서울 동대문의 허준(60)씨는 "현재까지 3천장이 나갔고 4천장 정도는 내일쯤 제작이 완료될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불황인 때에 대금계산을 현금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결 낫다"고 말했다. 반면 본격적인 피서철에도 불구하고 관광지인 부안은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에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특히 격포와 곰소 등 부안 군내 13개 항.포구 주변 횟집이나 민박집 상인들은피서객들이 확연히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변산면 격포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장모(47.여)씨는 "피서철인데도 손님들이작년의 30% 밖에 안온다"며 "여름 한철 장사인데 요새 같으면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주변 민박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격포에서 민박집을 하는 정모(49.여)씨는 "요새는 피서객이 뚝 떨어져 예약도 안 들어온다"며 "작년 이맘때는 예약전화가 폭주했었다"고 말했다. 연일 집회가 열리고 있는 부안읍내 상인들과 택시기사들도 최근 경기침체와 더불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택시기사 오학수(45)씨는 "작년에는 피서객들 상대로 회사입금액을 빼고도 하루4만-5만원씩 수입을 올렸지만 올해는 입금액 3만원도 못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택시 뿐만 아니라 부안읍내 상점과 음식점들도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부안=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