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명의 아기 엄마들이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진기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내일여성센터 부설 탁틴맘은 1일 오후 2시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을 출발해 상암월드컵경기장역까지 20여분간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젖 먹이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세계모유수유주간(8월 1-7일)을 맞아 출산문화운동 단체인 탁틴맘이 벌인 이 행사는 아기 엄마들이 외출시 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가장 힘들다고 꼽은 지하철.버스등 대중교통수단 안에 수유 공간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한 행사였다. 행사는 또 여성이 공공 장소에서 젖먹이는 것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씻고 아이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건 당당하게 젖을 먹일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보자는취지로 준비됐다. 이날 행사에 동참한 주부 김정화(28)씨는 "지하철을 타면 주로 중간에 내려 화장실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데 아기 입장에선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셈"이라며"불편하기도 하고 아기에게 미안하기도 했다"며 행사에 참여한 동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또 "저는 식당 같은 곳에서도 젖 먹일 수 있는데 오히려 같이 온 사람들이 '여기서 먹여?'하며 부담스러워하더라"라며 "그런 사회 분위기도 개선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산 휴가중이라는 직장인 윤보영(31)씨도 "외출중일 때도 젖 먹이는 건 당연한건데 대단한 행사치르듯 해야 할 만큼 사회적 시설이 안 갖춰져 있어 불편하다"면서"곧 회사에 복귀해야할 텐데 회사에 젖먹일 공간도 없고, 젖 짤 공간도 없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또 "임신 때부터 지금껏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이용하면서 제대로 젖을먹이기는 커녕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앉아본 적도 없다"면서 "임산부에 대한 배려도 없고 남들 시선도 부담스러워 젖을 먹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퍼포먼스와 함께 ▲아기가 원할 때 어디서나 당당하게 젖을 먹인다▲최소 24개월까지는 젖 먹이도록 노력한다 ▲지하철내 모유 수유 전용공간 설치에동참한다 ▲직장내 유축 공간 확보에 동참한다 등의 실천지침도 외쳤다. 탁틴맘 소속 아기 엄마 60여명과 임산부 5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열린 행사가끝난 뒤 주부 차영미(31)씨는 "오늘 행사는 참 재미있었고 오늘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모유를 먹일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며 "공공장소에서 모유를 먹이더라도 사람들이 불편해 하지 않는 풍토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 단체의 김복남 소장은 "모유 수유의 장점이 잘 알려져 있음에도 사회적으로 가슴이 성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젖 먹이는 엄마를 배려하지 않는 현실 탓에 우리나라 모유 수유율은 16%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아기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 젖을 먹일 수 있는 엄마들의 당당함을 보여줌으로써 사회 환경을 바꾸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