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민자역사의 일부 분양 상가가 공무원을 상대로 한 뇌물용으로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일 공무원에게 프리미엄 없이 액면가로 상가를 분양해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현대역사 대표 김모씨(5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액면가로 분양받은 철도청과 건설교통부 용산구청 육군 등의 공무원을 포함한 9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씨와 같은 회사 상무 김모씨(49)에 대해 역사 분양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각각 1억원과 2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들에게 돈을 준 혐의(배임증재 및 업무방해)로 분양대행 N사 기획실장 김모씨(41)를 구속하고 같은 회사 사장 장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N사는 굿모닝시티 쇼핑몰 분양을 가장 많이 한 업체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현대역사가 작성한 공무원 로비 대상 리스트를 입수했다. 이 리스트에는 입건된 공무원 외에도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 등 40여명의 명단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역사는 현대산업개발(지분 49%) 철도청(지분 25%) ㈜대우(지분 7%) 등이 출자해 설립된 용산 민자역사 시공업체다. 현재 용산 민자역사 상가는 분양이 끝난 상태로 뇌물용으로 분양된 상가는 패션점인 '브랜드 아울렛'에 들어서는 3백31개 점포 중 이른바 '로열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로열층은 프리미엄만 15평 상가를 기준으로 평균 3천만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