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직원이 같은 계열사인 삼성테크윈 직원에게 간을 이식해 주기로 해 화제다. 삼성전기 디지털연구소의 박규연 수석(차장)은 대학시절부터 친구로 지냈고 직장에서도 계속 친분을 쌓아 온 삼성테크윈 기술개발팀 최성국 책임연구원(차장)이 간암 악화로 장기이식 외에는 소생할 방법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간을 이식해 주기로 했다. 이식수술은 31일 실시되며 박씨는 자신의 간 60% 가량을 최씨에게 떼어줄 예정이다. 최씨는 간암으로 3회에 걸쳐 수술을 받았으나 장기이식 이외에는 회생의 방법이 없다는 담당 의사의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다. 간 이식은 일반적으로 혈액형만 맞으면 가능하나 공교롭게도 최씨 가족은 모두 이식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됐다. 이에 하나뿐인 친구를 위해 박씨는 주변을 수소문해 친구들 중 4명의 간이식 가능자를 찾게 됐으나 대부분 건강상태가 불안정해 이식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접하게 됐다.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박씨가 자신의 간을 최씨에게 증여하기로 결심했다. 박씨는 "오랜 우정을 쌓아 온 친구를 위해 결정했다"며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가 쾌유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경영정보팀 김재곤 부장은 "박 수석은 평소 팀원들과 허물없이 잘 어울리고 자신의 일이 바빠도 동료의 일을 먼저 해결해 준 후 자신의 일은 밤을 새워서라도 해결하는 동료"라고 칭찬했다. 박씨의 이런 동료애가 알려지자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에서는 수술 및 치료비 전액 9천만원을 임직원들의 모금과 회사 지원으로 충당키로 했으며 삼성테크윈은 이미 3천만원을 모금했다. 또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및 구조조정본부 임직원들도 격려금을 전달해 조속한 치유를 빌었으며 삼성전기는 장기를 기증키로 한 박씨의 입원과 회복기간에 대해 특별 유급휴가로 처리키로 했다. 삼성의료원에서는 평생 건강검진을 해주기로 했다.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 노사협의회에서는 사랑의 편지 보내기, 기도회 등을 열어 한솥밥을 먹은 직장인으로서 이들 두 간부가 하루속히 완쾌되기를 빌었다. 삼성그룹 사내방송인 SBC는 이 두 간부의 인간미 가득한 우정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수술 경과 등을 아침 뉴스시간에 방송하기로 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