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뿌리와 출생 근원을 찾고 싶다. 이제 그 나이가 되었고 나의 모든 과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 73년 5월에 태어나 이듬해 대전 '베델의 집'에 맡겨졌다가 그해 서울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로 입양된 김공주(프랑스 이름 엥보 주)씨가 친부모를 찾고 있다. 김씨는 "생모가 왜 나를 키울 수 없었는지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다"면서 "이제 그런 것은 개의치 않고 현재를 잘 살기 위해 과거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파리에 살면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불어와 영어를 가르치는 김씨는 최근 방한해 28일 귀국하기까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베델의 집과 홀트아동복지회 등 자신의 서류에 표기된 곳을 방문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다. 김씨는 귀국에 앞서 "저는 최소한 생부모를 찾고자 노력했던 것을 기억하며 미래를 진지하게 설계하고 싶다"며 "다만 먼발치에서라도 친부모의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가슴속 깊이 새겨있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나를 낳아준 땅을 떠나려고 하니너무 힘들다"고 울먹였다. 영어를 깨우친 15살이 되어서야 서점을 운영하는 양부모가 간직한 자신의 이력을 읽어봤다는 김씨는 "'공주'라는 이름은 친부모가 지어주진 않았지만 김씨였고 여자 아이라는 뜻일 것"이라며 맡겨졌을 당시의 사진과 프랑스에 가서 찍은 사진 2장을 방한 입양인들의 쉼터인 '뿌리의 집'(☎02- 3210-2451)에 남겨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