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미군 양민 학살 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은용.79)는 26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송리 옛 노송초등학교에 희생자 넋을 기리는추모공원을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사건발생 53주년을 맞아 성명을 내고 "2001년 1월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추모비 건립과 장학금 제공이라는 터무니 없는 추모계획을 발표한 뒤 현재까지 이렇다할 후속조치가 없다"며 "한국정부도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만큼 미국과 별도로 독자적인 추모사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매년 2만∼3만명이 찾는 사건 현장에 추모비는 고사하고 물 마실 식수대나 상설 안내소 하나 없는 현실이 통탄스럽다"며 "사건현장 인근의 옛 노송초등학교 부지(1만4천㎡)를 정부가 매입해 추모공원을 조성하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 정구도(47) 대변인은 "한미 양국의 진상조사까지 끝마친 사건을 무성의하게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한미관계 발전과 추락한 국가위상 회복을 위해 미국과 별도로 한국정부 차원의 독자적인 추모사업이 즉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한미합동조사가 끝난 뒤 미국 측이 제시한 추모비 건립(119만 달러)과 장학기금(5년간 매년 56만 달러) 제공 제안이 사죄의 표시로 부족하다며 수령을 거부했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