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5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26차 교섭을 가졌으나 주5일 근무제와 퇴직금 누진제,상여금 인상,컨베이어수당 인상 등 핵심 쟁점에서 타결을 보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협상은 여름휴가(28일~8월3일)를 마친 후 다음달 4일이나 5일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 후에도 파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파업으로 지금까지 회사는 9만5천8백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1조2천6백7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가 후 8월에 접어들면 노조는 투쟁한 만큼 더 얻으려 할 것이고 회사는 손실이 커진 만큼 더 내놓을 여력이 없어져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1개월 이상 파업한 조합원들이 월급날인 다음달 5일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1백만원 이상 삭감된 임금을 받을 경우 파업투쟁을 이끈 집행부에 보전대책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회사는 장기 파업으로 생산 손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미 제시한 임금 9만5천원 인상과 성과급 2백%, 격려금 1백% 지급 외에 더 이상 내놓을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 사태는 더욱 꼬일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관심이 많은 상여금 인상 등 성과물을 얻어내야 하는 동시에 상급단체인 민노총의 대정부 투쟁을 계속 뒷받침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된다. 민노총은 근로조건 후퇴 없는 주5일 근무제 시행과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을 관철하기 위해 현대차 노조가 계속 투쟁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