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이 새로운 장묘문화로 자리잡아 가면서 '사설 납골당'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 나라의 장례문화는 매장을 선호해 묘지난 가중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전국 공ㆍ사설 공동묘지과 공공납골당마저 대부분 만장 상태로 집계되고 있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매장 땅의 포화상태는 좁은 국토 사정과 국토의 효율적인 관리 측면에서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될 한계에 다달아 묘지난을 해소할 수 있는 국민인식의 대전환을 통해 새로운 화장문화 정착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화장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사설 납골당의 장묘문화로 급격히 변화해 화장 비율도 점차 급증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설 납골당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사설 납골묘 시설업체가 급속히 생겨나는가 하면 인터넷 추모사업과 다양한 금융상품 등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최근 서울시가 경기도 파주시 벽제 용미리 납골당에 일반인의 납골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면서 수도권 사설 납골당들은 운영수지 개선에 일대 전기를 맞고 있다.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납골당 안치붐은 매장에서 화장 위주로 장묘문화를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로써 유족들의 납골 신청과 함께 미리 납골 공간을 확보하려는 예약 주문도 늘고 있으며, 또한 정부의 무연고 묘지 실태파악과 정비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해 평균 사망자수는 25만명으로 화장비율은 35%에 이르며,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는 화장비율이 50%를 웃돌고 있는 추세다. 세계에서 가장 화장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1백%)이나 일본(99%), 네덜란드(98%) 등에는 못미치는 수치지만 5년 전에 20%였던 것에 비하면 화장문화의 확산추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중인 크고 작은 납골당은 모두 1백2곳에 이르며, 이중 경기도 11곳과 경남 8곳을 포함한 서울ㆍ인천ㆍ대전ㆍ충남 등 10개 시ㆍ도에 있는 36곳이 사설이다. 이같은 사설납골당의 이용료는 수십만원에서 천만원까지로 30년 이상을 안치할 수 없도록 돼있는 공설납골당에 비해 영구안치가 가능한 사설의 경우 납골료와 관리비가 훨씬 비싸다. 이유는 시설ㆍ서비스에 따른 이용료 차이가 수십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가의 이용료를 받는 납골당들은 현대식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와 은행은 장례보험과 납골당 분양대출 등 망자나 유족을 겨냥한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동아화재는 묘지구입과 장례식, 49재, 제사 등 각종 장제 비용을 보상하는'무배당 가족안심상조보험'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부산은행은 경남 김해에 있는 납골당인 '영묘원'에서 납골당을 분양받을 수 있는 '납골당 분양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화장 후 공허감에 빠지기 쉬운 유족들을 겨냥한 인터넷 추모사업 사이트도 부쩍 늘고 있다. 현재 사이버추모관을 운영중인 업체는 한국장묘개발, 퓨너럴앤닷컴, 효손흥손 등이 있으며, 조문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조문닷컴도 곧 등장 예정이다. 우리 나라의 장례시장 규모는 연간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장례비용이 1천만원을 넘어선다는 가정에 근거한 수치다. 이와 같은 시장에서 업계는 납골묘를 과거와 같은 혐오시설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품격있는 고급화 장례사업으로의 전환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 투기꾼들이 투자자 모집을 위해 장묘사업을 과대포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설 납골당 난립에 따른 피해도 우려된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납골당의 호황을 틈타 기본 재정이 부실한 업체가 난립할 경우 경쟁력이 떨어져 납골료와 관리비를 챙기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유족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납골을 원하는 유족들은 납골당의 위치, 시설ㆍ서비스뿐만 아니라 납골료, 유골단지 등 비품가격이 포함되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하며 운영주체의 재정상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