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범의 전화를 받은 부모의 신속한 신고와 함께 차분한 대처로 유괴당한 어린이가 무사히 부모의 품에 안겼다. 서울 광진구의 B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이모(10)군은 23일 오후 1시께 서울강남구 청담동의 태권도학원에서 돌아오는 도중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접근하는 20대 남자에게 유괴를 당했다. 이군을 유괴한 범인은 어머니 김모(37)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을 붙잡고 있으니 7천만원을 내놓아라"며 협박했다. 범인의 전화를 받은 이군의 어머니는 곧바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고했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범인에게 걸려온 전화 통화를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길게 끌었다. 이군의 어머니 김씨는 또 범인이 요구하는 금액에 쉽게 응하지 말라는 경찰의조언을 듣고 "7천만원을 줄 만큼 여유가 있지 않다"며 침착하게 범인과 협상을 시작해 100만원까지 이군의 `몸값'을 낮췄다. 이군 어머니의 침착한 태도에 범인은 몸값을 받기를 포기하고 유괴 1시간 만에이군을 놓아주기로 결심,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에 아이를 내려놓는다는 전화를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가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으면 일단 전문가인 경찰에 신고하고 되도록 길게 전화통화를 끌면서 납치당한 아이의 안전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며유괴범이 요구한 몸값에 쉽게 응해서도 안된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범인이 몸값을 입금하라고 밝힌 은행 계좌번호를 단서로 범인을 추적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