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3%대 중반으로 점쳐지면서 취업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노동부 조사에서도 기업체 10곳 중 8곳이 3·4분기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취업난 가중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는 데다 △정부가 고용확대에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4·4분기 이후에는 맑게 개일 수도 있다"는 낙관적 취업예보도 없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론 비관론이 우세 하반기 채용기상도와 관련,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흐림'쪽으로 기울고 있다. 온라인 채용전문업체인 잡코리아 김정철 본부장은 "기업들의 적극적 인력충원 의지가 적은 데다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적으로 볼 만한 선행지표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며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3·4분기 고용전망 BSI(기업들의 고용증감 전망을 지수화한 것)도 2·4분기나 전년 동기에 비해 낮아져 취업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게임이나 유통 등 일부 업종을 빼곤 IMF 쇼크 때보다 더 어려울 것"(연세대 김농주 취업담당관)이란 극단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여하에 따라선 호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용전문업체 인크루트의 최승은 홍보팀장은 "4·4분기에는 흐림에서 맑음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그 근거로 △아직 채용계획을 잡지 못한 업체들(자체조사 38.6%)의 경우 경기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며 △상반기 미채용기업의 과다(작년 대비 34% 증가)로 채용수요가 있으며 △'채용미정'이던 업체들이 6월 중순 이후 '채용'쪽으로 돌아서는 추세라는 점 등을 들었다. ◆외식업 '맑음' 금융업 '먹구름' 외식·식음료와 교육,조선·중공업·철강 업종이 하반기 채용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외식·식음료는 상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30% 이상 축소된 점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2백여명을 채용한 해태음료의 경우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7월께)에도 2백여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다. 상반기 40명 안팎을 채용한 남양유업과 웅진식품도 오는 10월께 하반기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들어 유래없는 호황을 누렸던 조선·중공업과 철강 업체들의 채용동향도 눈여겨 봐야 한다. 확정된 채용규모 이외의 수시채용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 인사담당자는 "올해 수주량이 많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1백75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전자와 자동차업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상반기 2백명을 채용한 GM대우자동차는 7월 말 연구개발 부문에서 1백20명을 공채키로 한 것을 비롯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규모나 시기 등은 미정이나 채용계획은 잡아놓고 있다. 상반기에 1천3백여명을 뽑은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1천2백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며,LG전자도 1천1백명 가량 더 뽑기로 했다. 이에 반해 금융,정보기술(IT)쪽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절반 이상 업체들이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상태며,채용계획을 세웠어도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형편이다. 다만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견해가 갈린다. 인크루트측은 "최근들어 내수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활발한 채용가능성에 무게를 둔 반면,잡코리아는 "신규고용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등 채용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