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빠르면 2005년부터 '학부대학' 제도를 도입해 기초학문 교육을 대폭 강화한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행 분과학문 중심의 학과 체제와 전공과목 중심의 교육 체제는 서울대가 지향하는 방향은 물론 세계화ㆍ정보화 시대의 교육상에도 맞지 않는다"며 "기초 학문 위주로 넓게 가르치고 교육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학부대학'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김우철 교무처장은 "학문 분야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몇몇 단과대는 이르면 오는 2005년부터 (학부대학 체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의 학부대학 체제 도입은 현행 광역화 모집방식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학생 선발 이후 기초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기초학문도 고사 위기로 치닫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학부대학이란 학생들이 세부 전공을 택하기 이전에 밑바탕이 되는 학문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기초 학문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단과대를 말한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 2000학년도 부터 실시하고 있는데 학생 모집은 인문ㆍ사회ㆍ공학 등 8개 계열로 뽑되 신입생들(의ㆍ치학 및 예ㆍ체능 계열 제외)은 입학과 동시에 학부대학에 소속시켜 일정기간(2∼3학기) 학부대학 개설 교과목(학부기초, 학부필수 등)을 이수한 후 전공을 찾도록 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부대학의 구체적인 형태는 아직 결정된게 없지만 2학년까지는 전공배정 없이 핵심교양을 비롯한 폭넓은 기초교육을 가르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모든 단과대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기 보다는 취지에 동의하는 일부 단과대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기초학문 강화와 함께 법대 경영대 의대 등에 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2005학년도부터 실시할 지역균형선발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신 반영비율을 밝힐 수는 없지만 비율이 굉장히 높아 내신만 잘하면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전형방법은 8월말쯤 발표할 것이며 늦어도 12월까지는 구체안이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