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소재 미국국제학교(JIS)에 다니는 한국인 고교생들이 학기말 시험지를 훔쳐 시험친 사실이 들통나 무더기로 퇴학처분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 JIS 소식통과 한국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JIS 10학년(고교 1년)에 재학중인 한국인 학생들이 지난달 초 JIS 경비원들을 매수해 학교 교무실에 보관중이던 학기말 시험 문제지를 빼돌렸다. 이들은 시험 문제지를 복사해 한국인 학생끼리 서로 나눠가진 뒤 사설학원 강사등의 도움을 받아 알아낸 정답을 암기, 학교에서 시험을 치러 만점을 포함한 고득점을 받았다. JIS 교사들은 10학년 재학 한국인 학생 36명 가운데 대부분이 평소 실력에 비해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얻은데 대해 의심을 품고 학생들과 개별면담을 하는 과정에서시험지가 몰래 유출된 사실을 적발했다. 학교측은 모든 한국인 학생들이 시험지 절도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를벌여 경비원을 매수하거나 시험지를 배포한 주동자급 13명을 파악해 이들을 퇴학처분하고, 시험지를 단순히 참고한 학생 등 13명은 정학조치했다. 조사결과, 학생들은 한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매일 방과후 사설학원에 다니거나개인 과외수업을 받느라 학교수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기말시험에서 낙제당할것을 우려해 시험지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측은 개교 이래 처음으로 벌어진 시험지 절도 사건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학교 위상과 신뢰가 크게 손상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사건 경위와 진상조사 결과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학생들은 상사주재원이나 현지교민들의 자녀, 국내 대학 특례입학을 목적으로 부모와 함께 현지에 일시 체류중인 학생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초.중.고교 과정의 JIS는 자카르타 도심 2곳에 분산돼 있으며, 전체 재학생 가운데 한국인이 미국인 다음으로 많은데다 입학 희망자들이 줄서 있어 학교 측에서한국인의 입학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편 퇴학당한 학생 13명 중 일부는 한국으로 귀국하고, 나머지는 자카르타 소재 한국국제학교(JIKS)를 비롯한 다른 학교로 전학을 희망하고 있으나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면학분위기 저하 등을 이유로 이들의 편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