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 모 아파트에서 자녀 3명과 함께 투신자살한 손모(34.여)씨는 평소 카드빚에 쪼들려 왔던 것으로 드러나 카드빚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어느 정도에 왔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손씨는 생활비를 대기위해 카드빚 2천만원과 은행대출금 1천만원등 3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손씨는 남편이 실직한 2000년부터 신용카드 3장을 이용, '돌려막기'를 하며 근근히 생활해 오다 최근 남편 조모(34)씨와 함께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금 1천700만원짜리 16평 아파트에 세들어 살던 손씨는 남편이 실직 이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자주 집을 비우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 졌다. 이날 오전 3시 유족진술을 위해 경찰서를 찾은 남편 조씨는 "일하던 가구공장이3년 전 부도가 나 실직한 이후에는 일자리 얻기가 어려웠다"며 "수입이 없다보니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카드빚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일자리를 찾아보기 위해 집을 장기간 비운 적은 있지만 가족과 완전히연락을 끊고 가출한 것은 아니다"며 "지난 15일에도 집에 들렀다가 대전의 한 공사장에서 일감이 생겨 내려가 있던 차에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며 후회했다. 유족들은 손씨가 최근 카드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 종종 집 전화 플러그를 아예빼 놔 통화 연결이 잘 되지 않기도 했다고 전했다. 손씨 이웃들은 "아이들이 아파서 병원을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이웃들에게 1만∼2만원을 빌리기도 했다"며 "아이 엄마도 애들이 셋이나 되다 보니 어디 나가서 일도 못했다"고 말했다. 손씨가 살았던 아파트 경비원 박모(71)씨는 "원래부터 손씨가 말수가 적었지만며칠전 부터는 시름시름 힘이 없어 보였다"며 "어제(17일) 오전에도 경비실 앞에서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놀아줬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손씨를 마지막으로 만난 중학교 동창생 김모(34.여)씨도 "손씨네 집에 놀러갔었는데 '살기가 힘들다'며 '내가 자살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어 놀랐다"며 "생활이 많이 어려워 그런 말을 하는 줄 알았지 실제로 자살을 할 줄은 생각도못했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