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지면서 기업들이 취업청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청탁으로 입사한 직원들일수록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고 이직률도 높아 기업들이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18일 온라인 취업정보업체인 스카우트(www.scout.co.kr)가 대기업 92개사, 중견기업 64개사, 중소기업 4백40개사, 외국계 기업 34개사 등 모두 6백30개사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대기업일수록 취업부탁에 많이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스카우트 관계자는 "취업청탁자들 가운데는 국회의원 등 유력인사들도 많아 거절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 기업들도 많았다"면서 "청년실업이 급증하면서 취업청탁이 기업의 새 경영애로 요인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인 47.3%가 인사청탁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대기업의 경우엔 평균치보다 17.9%포인트나 높은 65.2%가 채용관련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국내기업에 비해 청탁이 잘 통하지 않고 부탁할 채널도 좁은 것으로 알려진 외국계 기업들마저 58.8%가 취직부탁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또 중견기업(종업원 5백인 미만)의 53.1%, 중소기업의 경우엔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10개사중 4개사 이상(41.8%)이 취업부탁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체의 60.0%가 취업청탁을 받고 있다고 대답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서비스업 57.4%, 정보통신업 51.2%, 교육출판업 50.0%, 금융업 41.2%, 전기전자 39.3%, 유통무역업 32.4%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인사청탁을 통해 입사한 직원들일수록 인력만족도가 낮다고 밝혔다. 청탁입사자의 만족도에 대해 '매우 높거나 대체로 높다'고 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또 인사청탁을 통해 입사한 사원중 34.2%가 1년이 채 안돼 퇴사하는 등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우트 문영철 사장은 "청탁이 지속적으로 많아 경영걸림돌이 될 정도인 경우 기업들은 인사방침으로 청탁지원자의 입사평가시 불이익을 주는 것을 공식화하는 방법으로 채용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