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초등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갔고 다음주부터는 직장인들도 휴가에 나선다. 가족과 친구들과 어울려 바다로, 산으로 떠난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가 진정되면서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휴가로 음식 잠자리가 갑자기 바뀌면서 질병에 걸릴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재미있고 즐거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선 아프지 말아야 한다. 여행에 나서면서 걸리기 쉬운 질병과 그 대처법을 알아본다. [ 도움말=윤종률 한림대 성심병원(평촌) 가정의학과 과장 lull@hallyn.ac.kr ] ----------------------------------------------------------------- ◆ 설사와 식중독 =여행을 떠나서 가장 흔히 생기는 병은 복통과 설사 등의 위장질환이다. 여름철 휴양지는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데다 사람들도 많이 모여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여름철 식중독의 원인은 대부분 대장균, 황색포도상 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을 끓여서 먹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식사 전에 손을 깨끗이 씻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설사가 심하면 따뜻한 보리 차를 자주 마시고 준비한 지사제를 복용한다. ◆ 벌레 물림 =모기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벌레에 주의해야 한다. 모기나 벌레가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하는 약(퍼메트린 성분)을 가져 가면 큰 도움이 된다. 잠잘 때 모기장을 치거나 모기향을 피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헐렁하고 밝은 흰색의 긴 팔 옷을 입어야 모기나 벌레에 덜 물린다. ◆ 햇빛 화상 =해변가 같은 곳에서는 자외선이 강해 1∼2시간만 햇빛에 노출돼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햇빛이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일광욕을 피하는 게 좋다. 햇빛을 쬐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며 선탠을 하면 화상을 피할 수 있다. 그늘에 앉아 있더라도 화창한 날에는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지수 15이상인 크림을 충분히 발라 줘야 한다. ◆ 열탈진 =흔히 '더위를 먹었다'는 것으로 열탈진이라고도 한다. 더운 여름에 심한 운동이나 놀이를 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면 걸리게 된다. 구역질이 나면서 두통과 어지러운 증상이 생긴다. 시원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이온 음료를 자주 마시면 회복된다. ◆ 멀미 =배로 여행할 때 흔히 생기는 게 멀미지만 예민한 사람은 장시간 차를 타고 갈 때에도 생긴다. 멀미를 줄이려면 가급적 머리를 좌석 뒤에 붙이고 의자를 눕혀서 누운 자세를 취하고,시선을 창 밖 먼 쪽으로 향하는게 좋다. 수시로 창문을 열거나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멀미 약은 붙이는 약이 안전하며 6시간 전에 붙여야 효과가 있다. ◆ 상처 =여행지에서는 다치기 쉽다. 교통사고를 비롯해 나무뿌리나 못 유리조각에 찔리는 경우도 있다. 다친 경우에는 상처 부위에 바로 약을 바르는 것 보다 흐르는 깨끗한 물에 상처를 여러 번 씻은 다음 소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여행시 꼭 챙겨야 할 구급약 > 여행을 갈 때는 평소 복용하던 약은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여행에 필요한 치료와 예방약은 다음과 같다. * 설사 복통약 : 심한 설사에 대비, 로페린을 준비하고 제산제(겔포스 미란타 등)를 챙긴다. * 진통제 해열제 : 타이레놀 부루펜 아스피린 * 먹거나 붙이는 멀미약 * 항생제 연고, 스테로이드 연고 * 1회용 반창고, 소독약(알콜 과산화수소수 등), 알콜솜 * 칼라민 로션, 선탠 크림(일광차단제 SFP 15 이상) * 모기약(전자 모기약이나 모기향), 바르는 벌레 퇴치약, 옷에 뿌리는 벌레약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