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제1호 석사가 탄생했다. 탈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화여대 대학원 식품영양학 석사과정을 밟은 이애란씨(40)는 최근 석사논문 '남한거주 북한이탈주민의 식생활행동에 관한 연구-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심리적 문화적응 전략유형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이씨는 이 논문에서 국내 탈북자 2백5명의 음식문화 설문조사를 토대로 탈북자들의 사회 문화적인 적응 과정을 유형화하고 그에 따른 식생활 행동이 어떤 요인에 의해 차이가 발생하며 남북한 음식 맛 차이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등을 분석했다. 이씨는 량강도 혜산경공업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22세 늦깎이로 평북도 신의주경공업대학에 편입,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13년간 혜산시 과학기술위원회 식품품질감독원으로 일하다 지난 97년10월 9명의 일가족과 함께 입국했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성분이 나빠 대학에 못가게 돼 독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을 정도로 공부하는 걸 좋아했지만 남한에 와서는 먹고 사는데 급급해 공부는 사치라고 생각했다"며 "미숙한 저를 위해 학문의 경지와 인생의 가치를 알게 해주신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에서 탈북자가 북한학과가 아닌 식품학과를 전공한다고 의아해했다"며 "북한에서 식품쪽을 전공했기 때문에 음식예절부터 시작해 남북한 음식문화의 차이를 탈북자들을 통해 연구하고 싶었다"고 논문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어려웠던 점으로 영어와 학문적인 분석 능력을 꼽았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