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동생이 한 경찰서 같은 과에 근무하며 주요강력 사건을 척척 해결해 동료 경찰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인천 연수경찰서 수사과 강력1반장 류제국(39) 경위와 연수서수사과 형사3반 류제정(28) 경장. 같은 과에서 함께 근무한 지 1년여 된 이들은 최근 인천 초등학생 유괴사건 수사본부에 편성돼 단짝 호흡을 과시했다. 동생 류 경장이 맡았던 임무는 유괴됐다 3일만에 풀려난 여자 초등학생이 감금당시 봤다는 만화 비디오테이프의 대여자 20대 남자를 찾는 일. 수사본부가 확보한 인천, 부천, 시흥 등지의 비디오대여점 1천400여 곳 중 100여 곳을 대상으로 1주일이 넘게 탐문 수사를 벌여 봤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류 경장은 그러나 수사본부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협회에 등재되지 않은 신설비디오대여점까지 샅샅이 뒤지다 결국 사건 발생 1달여만인 지난 8일 유괴범 2명이다녀갔던 비디오대여점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비디오대여점에 등록된 유괴범들의 신상명세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 역할을 한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 류 경장은 이 공로가 인정돼 순경에서 경장으로 1계급 특진했다. 형 류 경위도 이 사건의 수석 반장직을 맡아 실무적인 수사 지휘를 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 했다. 용의자 거주지 주변에서 잠복 수사를 하느라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계속됐고 어린이가 감금됐던 원룸을 찾기 위해 관내 200여개의 원룸을 일선 형사들과 함께이 잡듯이 뒤졌다. 류 경위는 "나도 중1 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로써 피해 어린이의부모 심정을 생각하면 수사활동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며 "동생이 결정적 단서를포착해 사건이 해결됐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4남2녀 남매 중 각각 장남과 3남인 이들은 인천경찰청 수사2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차남 류제헌(34) 경장까지 합쳐 인천경찰 사이에서는 유명한 '3형제 경찰 가족'으로 통한다. '뭘 하나 시키면 다시 확인 안 해도 될 만큼 꼼꼼하고 치밀한 일처리가 동생의장점'이라는 형과 '피의자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따뜻한 인간미를 함께 지닌 형을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동생의 대화 속에서 다시 한번 진한 우애가 피어났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