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 밑을 흐르는 차디찬 계곡물은 더위를 절로 물러나게 한다. 바위틈을 돌아나오는 물에 발 담그고 오순도순 물장난 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정겹다. 수려한 산 속에 자리잡은 시원한 계곡들을 돌아본다. ● 방태산 아침가리골 아직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비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방태산휴양림으로 유명한 적가리골의 이웃집 격. 최근 풍광이 뛰어나다는 말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상류 쪽에 발길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도로와 떨어진 하류는 아직 짙푸른 물이 흐르는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다. 인근에 필례약수와 오색온천, 주전골 등의 명소가 있고 원시림이 울창한 곰배령도 가볼 만하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1 ● 덕유산 구천동 계곡 산과 계곡이 모두 빼어난 곳이다. 주봉인 향적봉(1천6백14m)을 중심으로 해발 1천3백m 안팎의 봉우리 6개가 늘어서 있다. 구천동계곡은 여름 산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 33경으로 유명하다. 나제통문을 시작으로 설천을 따라 국립공원 입구 세심대까지 14경이 잇달아 나타난다. 또 계곡이 깊어지면서 15경 월하탄부터 32경 백련사까지 담과 소가 이어진다. 마지막 33경은 향적봉이다. 칠연계곡, 적상계곡 등도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덕유산 국립공원 (063)322-3174 ● 오대산 작은 북대골 홍천 쪽으로 천연림이 우거지고 자연미 넘치는 계곡이 여럿 남아 있다. 오대산 국립공원 내면 매표소에서 북사대 고갯길을 따라 1백m쯤 가면 도로 오른 쪽으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있다. 이 길로 접어들어 개울을 건너가면 작은 북대골을 만날 수 있다. 협곡에다 소와 담이 이어져 아름다운 계곡미의 전형을 보여준다. 특히 상류지역은 울창한 숲과 푸른 이끼로 덮여 있다. 오대산국립공원 (033)332-7417 ● 수청동 계곡 오대산국립공원 동쪽 경계선을 따라 이어지는 15km 정도의 큰 계곡이다. 노인봉에서 발원한 소금강계곡에 이웃해 있다. 계곡물도 그리 차지 않아 물장구치며 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그윽한 어촌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사천진리해수욕장과 강릉 일대의 오죽헌 등을 함께 다녀올 수 있다. 강릉시 관광진흥과 (033)640-5126 ● 치악산 고둔치 계곡 치악산은 사찰 탐방과 등산을 즐기기 위해 자주 가는 곳이다. 원주 쪽에서 접근하는 코스는 대부분 공개됐으나 횡성 쪽에는 아직 비경이 남아 있다. 횡성 쪽 후치악산은 부석골, 고둔치골, 다리골 등의 깊은 계곡을 품에 안고 있다. 그 중 고둔치골이 가장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창한 숲과 기암, 크고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져 선경을 보여준다. 부곡폭포 부근의 풍광이 뛰어나다. 치악산국립공원 (033)732-5231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