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개설을 놓고 법정다툼까지 벌였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주민들과 용인시 죽전동 주민들이 이번엔 한데 뭉쳐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분당구 구미동 D, L아파트와 죽전동 J, H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5월말 A교회 증축 결사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26일부터 연일 교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A교회가 지난 1월 지상 7층 규모의 교회건물 증축허가를 받아 착공하려하자 예배차량으로 인한 불법 주차와 예배소음 피해, 조망권 및 일조권 침해 등이 예상된다며 증축을 반대하고 나섰다. D아파트 주민들은 함께 집회를 벌이고 있는 J아파트 주민들과 도로개설을 놓고 심한 갈등을 겪었던 상대였다. J아파트는 2001년 11월 D아파트옆으로 도로(길이 20m)를 개설하자 D아파트 주민 등은 교통혼잡을 우려, 도로폐쇄를 요구하며 반발해왔다. '길싸움'은 결국 소송으로 비화했고 지난 4월 통행료(가구당 1만원 상당)를 내고 이용하라는 법원의 조정결정에 따라 J아파트 271가구만 유료통행하고 있다. L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28일 교통사고를 우려해 죽전동 H아파트로 연결되는 소공원 산책로의 차량통행을 봉쇄하면서 H아파트 등 죽전지역 주민들과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산책로는 분당신도시 조성이전부터 우마차 등이 다니던 소로로, 택지개발 당시 소공원이 조성되면서 콘크리트 포장된 뒤 그동안 죽전지역 차량들이 우회도로로 이용해왔다. 구미동 주민 이모(33)씨는 "죽전 주민들의 상당수는 분당에서 이주한 사람들인데, 이웃같이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아쉽다"며 "이해를 따져 대립하고 연대하는 것을 보면 묘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D, L아파트와 J, H아파트는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시계(市界)를 사이에 두고 직경 500m안팎 거리에 이웃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