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금융 이해력은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낙제 수준에 불과하고 미국 등 선진국들에 크게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금융거래 경험이 있고 정기적인 용돈을 받거나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은 중산층 이상의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금융 이해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신용카드에 대한 이해력이 특히 취약했고 학교의 금융 교육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금융감독원이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와 함께 서울 및 수도권에 있는 10개 고등학교의 학생 1천11명을 대상으로 금융 이해력 테스트(30문항)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45.2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문항으로 치러진 미국 청소년의 2000년 테스트 결과인 51.9점보다는 6.7점이, 97년의 57.3점보다는 12.1점이 각각 낮은 것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금융 지식이 선진국의 청소년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장 유무별로는 보통예금 통장만 갖고 있는 학생이 47.5점, 정기예금 또는 적금통장만 갖고 있는 학생은 40.6점, 보통예금과 정기예금통장을 모두 갖고 있는 학생 45.3점, 통장이 없는 학생은 38.5점 등으로 통장을 갖고 금융 거래를 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금융 이해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는 학생들(47.4점)이 필요할 때 마다 받는 학생들(45.8점)과 용돈을 받지 않는 학생들(38.9점)보다 점수가 높았다. 소득계층별로는 가계소득이 월 평균 300만∼450만원인 중산층과 450만원 이상의 부유층 학생들이 각각 46.9점과 46.3점으로 150만원 미만인 저소득 계층 학생의40.6점보다 점수가 좋았다. 부모의 교육 수준별로는 대졸이상이 47.3점, 전문대졸 44.5점, 고졸 44.7점, 중졸 39.7점 등으로 부모의 교육 수준과 청소년들의 금융 이해력이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학생(46.6점)이 여학생(43.7점)보다 점수가 높았다. 분야별 이해력은 소득(48.7점), 저축과 투자(46.6점), 지출과 부채(44.0점), 화폐관리(39.2점) 등의 순이었고 투자 수익률과 신용카드 관리 관련 항목의 정답률은각각 9.0%와 10.9%에 불과해 이들 부문에 대한 이해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외에 돈 관리 방법을 배우는 곳으로는 집이 50.3%로 가장 많았고 학교라는 응답은 5.0%에 불과해 가장 낮았다. 잡지.책.TV 등 언론매체를 통해 돈 관리 방법을 배운다는 학생들(47.6점)이 학교를 통해 돈 관리법을 습득한다는 학생들(37.2점)보다 금융 이해력이 높아 학교의금융 교육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금감원의 송태희 소비자교육실장은 "최초로 실시된 청소년들의 금융 이해력 테스트 결과 국내 청소년들이 `금융 문맹'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학교와 언론 매체 등을 통한 체계적인 금융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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