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의 윤락가인 속칭 '천호동 텍사스'에 방범용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겠다는 강동경찰서의 계획이 반나절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천호동 텍사스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강동경찰서의 김수정 서장은 11일 "천호동 텍사스 지역에서 일어나는 범죄 때문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 이 지역을 없앨 것"이라며 "이 지역에 고성능 CCTV 10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경찰서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단체 등에서 주택가에 방범용 CCTV카메라를 설치하려는 강남경찰서와 강남구청의 계획보다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더 높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천호동 윤락가의 CCTV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윤락행위를 막아 결국 강동경찰서의 `골칫거리'인 이 지역을 없애기 위한 것이기 때문. 따라서 이 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은 잠재적인 `윤락범'으로 의심받으며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감시촬영을 당해야 하는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론이 일자 경찰청은 이날 오후 7시께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천호동 윤락가에 CCTV 설치를 중지하라는 지시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서울지방경찰청에 내렸다. 이에 대해 김수정 서장은 "확정되지도 않은 검토단계였는데 예상 밖으로 일이 커진 것 같다"며 "경찰청 지시에 따라 CCTV 설치 계획을 백지화하고 경찰력 만으로 천호동 윤락가의 범죄를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