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땅은 땀흘려 번 것이 아닙니다. 공장을 경영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만 줬기 때문에 당연히 돌려 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삼덕제지 전재준(全在俊.80)회장은 11일 오전 시청을 방문, 공장부지 4천364평(시가 300억원상당)을 시(市)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전씨가 기증한 토지는 안양 옛도심 중심지역에 위치한 일반주거지역 금싸라기땅으로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면 수백억원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이미 인근지역에 있던 공장부지에는 하나같이 초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전씨는 "43년전 공장을 이곳에 설립한 이후 안양시민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이만큼 성장시킬 수 있었고 이제 공장을 이전하는 만큼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주려 한다"며 "그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만큼 보상차원에서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공장부지 기증을 위해 2차례에 걸쳐 가족회의를 했으나 부인과 아들,딸 모두가 기증에 흔쾌히 동의했다"며 "돈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내 것보다 남의 것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땅을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해도 개성 출신인 전 회장은 1961년 공장터에 인쇄용지 제조회사인 삼덕제지를 인수, 경영해왔으며 지금의 공장은 조만간 경남 함안으로 이전한다. 전회장은 공장을 이전하면서 함께 이사를 하지 못하는 직원들에 대해 퇴직금은 물론 근무연수에 따라 최고 2천500만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전회장으로부터 토지를 기증받은 안양시는 기증자의 뜻을 기려 '삼덕공원'으로 명명,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중대 시장은 "삼덕제지 공장 터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신청하면 허가를 내줄수밖에 없는 곳으로 전회장의 결단에 머리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지역주민,후손들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