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무형문화재(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박동진 명창이 8일 오전 타계했다. 향년 87세. 박 명창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충남 공주시 무릉동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에서 갑자기 실신,119구급대가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고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판소리계 거목으로 꼽힌다. 고인은 1916년 7월12일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대전중학교 시절인 16살때 판소리에 빠져 소리꾼이 되기로 결심,이후 무작정 집을 나서 전국 곳곳을 다니며 유명하다는 선생들을 찾아 소리를 익혔다. 이후 김창진 정정렬 유성준 조학진 박지홍 등에게 심청가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흥보가 등을 배웠으며 1973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인 '적벽가'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고인은 지난 68년 국내 최초로 5시간에 걸쳐 판소리 흥보가를 완창하면서부터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판소리 춘향가를 8시간에 걸쳐 완창했으며 이어 70년 심청가,72년 수궁가 등 판소리 다섯마당을 차례로 완창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당시 일반 국민들 사이에 잊혀져 가던 판소리를 새롭게 부흥시키고 이후 수많은 명창들이 판소리 완창에 도전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70년대 후반 국립창극단 단장을 지내기도 한 고인은 98년부터 고향인 공주에 판소리 전수관을 짓고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정부는 국악발전과 보급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유족은 인철(에이랜드 미국 앨라배마 현장소장),인수(현대해상화재보험 이사),인석씨 등 3남. 빈소 서울아산병원,발인 10일 오전 9시. 3010-227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