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들이 리스크를 줄이려면 기술에서 제품 및 서비스로 사업의 중심축을 이동시켜야 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석심의관 출신의 재미 과학자 안창호 박사는 최근 워싱턴 바이오 2003 전시회 한국참관단을 대상으로 열린 충북 부지사 초청 만찬회에 참석,이같이 밝혔다. 워싱턴DC의 한인식당에서 개최된 이 만찬회에서 안 박사는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로 바이오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 규모가 2001년의 40%선에 머물고 있다"며 "현금 확보를 위해 기술 중심 기업들이 제품,서비스 개발이나 관련업체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를 이용,질병 타깃을 찾아내는 획기적인 기술을 보유한 진로직사가 최근 임상실험 대행업체인 테르이뮨을 인수한 것도 현금 확보 차원이라는 게 안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기술 중심 업체의 경우 1∼3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회사가 20∼30%에 불과한 반면 제품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생존 확률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선 제품 판매로 돈을 번 바이오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술업체에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그는 "3개 제품으로 지난해 매출 10억달러에 3억달러의 순이익을 낸 메드이뮨도 최근 벤처캐피털을 설립,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 박사는 "좋은 제품과 기술을 갖고 있으면 국내 기업들도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8월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바이오 비즈니스포럼에 참가하면 투자 유치 등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포럼은 안 박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미국 생의학연구회(SBR)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안 박사는 이날 만찬회에서 2002년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에 기여한 공로로 김영호 충북 행정부지사로부터 명예도민증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암과 싸워온 암 전문가로 2001년 FDA를 퇴직하고 미국 메릴랜드주에 바이오벤처기업인 렉산을 설립,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서울대 약대를 나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약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