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요청을 받고 인터폴에 체포돼 불가리아 소피아에 구금중인 김위원의 아들 정훈(45)씨를 돕기 위해 이수혁(李秀赫) 차관보를 소피아로 보낼 일정을 마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통상부는 2-3주전 김위원으로 부터 연락을 받은 뒤 간부 회의를 열어 이 차관보를 8일부터 10일까지 불가리아에 파견키로 결정, 이 차관보 명의로 8일 오후 1시 15분 대한항공 KE 905 편으로 불가리아로 출국해 12일 오후 입국하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가 7일 오전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관보는 이와 관련 "(정훈씨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불가리아 방문은) 자국민보호 차원에서 검토된 적이 있을 뿐 가지는 않기로 했다" 며 "이 사건이 가져올 수 있는 정치적 영향과 (김운용) IOC위원의 위신 때문에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그러나 불가리아 정부측에 김위원 아들 문제와 관련, 어떤 협조를 구할 계획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불가리아 방문이 검토된 적은 있으나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이 차관보가 한.미 정상회담(5.14)과 한.일 정상회담(6.7) 공동보도문을 상대국들과 사전 조율하고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등 북핵 전도사 역할을 해왔는데도 북핵 해법의 분수령이 될 한.중 정상회담(7.7~10)기간중에 그로 하여금 불가리아를 방문토록 한 외교부의 결정은 단순한 자국민 보호 차원으로 보기에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김위원이 미 FBI에 인도될 상황에 있는 자신의 아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계 올림픽의 평창 유치활동에 지장이 올 수 있다는 식으로 정부에 압력을 넣었고 이 때문에 이창동 문화, 윤영관 외교부 장관이 협의까지 했다는 말까지 돌고있다. 정훈씨는 99년 '영주권 부정취득'과 '허위진술' 혐의로 미국 이스트 브루클린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에서 지난 5월 18일 개인 업무차 불가리아 방문중 인터폴에 의해 체포됐으며 오는 10월 28일 미국에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김 위원은 아들의 체포 사실을 확인한뒤 윤 장관에게 연락해 아들의 미국 송환을 저지하기 위해 구명 운동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훈씨는 지난 99년 입국한뒤 개인사업을 하다 올해 1월말부터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자신의 미국 영주권을 포기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