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절반 가량은 사랑한다면 성관계를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비행청소년을 포함해 17.3%의 청소년은 실제로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부분의 청소년이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으나 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절반도 안돼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태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 상임이사는 7일 오전 서울지법에서개최된 청소년상담 세미나에서 초.중.고등학생 및 비행청소년 2천370명을 대상으로실시한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청소년의 절반 가량인 45.7%는 `사랑한다면 성관계가 가능하다', 4.2%는 `사랑없이도 가능하다'고 응답한 데 비해 `절대 안된다'고 대답한 청소년은 48.1%로 성관계를 가져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조금 더 많았다. 조사대상의 17.3%는 실제 성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러한 비율은 비행청소년의 경우 더욱 높게 나타나 남자 비행청소년의 57.4%, 여자 비행청소년의 82.1%가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첫 성관계는 이성친구(69.5%), 각종 미팅(19.2%), 윤락업소(4.9%), 원조교제(4.9%) 등이며 성관계 허용가능 시기로는 만난지 석달 후라는 대답이 39.6%로 가장 많았고 절대안됨(30.6%), 만난 당일도 가능(15.9%), 한달후(9.3%) 순이다. 첫 성관계를 가진 시기로 중학교 때라는 응답이 57.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고등학교(32.7%), 초등학교(10.3%) 순이어서 생리적으로 성적 호기심이 높아지는 사춘기 중학생이 올바르지 못한 방법을 통해 성이 구체화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성관계 장소로는 빈집(50.4%), 숙박업소(28.5%), 비디오방.노래방(7.6%)이 많았고 성관계를 갖는 이유로 사랑표현(16.9%)보다는 호기심(39.1%), 성적 쾌감(26.4%)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응답자의 65.1%는 음란물을 접한 경험이 있고 57.4%는 중학교, 36.7%는 초등학교 때 처음 음란물을 접한 것으로 드러나 이미 음란물이 청소년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어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대상 청소년의 99.6%는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성교육이 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는지 여부를 묻는 설문에 대해 절반이 넘는 54.4%가 전혀 도움이 안됐다고 대답했다. 신 이사는 "청소년 성교육에 대한 무관심 또는 금기가 청소년이 비정상적 방법으로 성적 경험을 갖게 하는 요인"이라며 "또래 집단을 통해 음성적으로 경험하는 청소년 성문제를 양성화시켜 건전한 성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