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경기 도중 상의를 벗는 행위를 구경하기 힘들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주 파리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축구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민망한 골 세리머니를 금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FIFA는 특히 골을 넣고 상의를 벗은 채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골 세리머니를 벌이는 행위를 적극 제재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일단 각국 축구협회와 의견을 조율해 세부안을 마련한 뒤 다음 총회에서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제프 블래터 FIFA회장은 3일(한국시간) 스위스 일간 '블리크'와 인터뷰에서 "FIFA의 이같은 결정은 축구경기의 질서와 규율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최근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보여준 골 세리머니들은 너무 민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경기에서 득점 후 상의를 벗는 골 세리머니를 펼칠 경우옐로카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블래터 회장은 FIFA의 이번 결정이 축구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축구의 재미는 경기의 질에 달려 있으며 한 선수의 스트립쇼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FIFA의 방침에 축구선수들과 팬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실제로시행될 지는 의문이다. 스위스 프로축구 스타인 크리스티앵 기메네즈(FC 바젤)은 "골 세리머니는 공격수들이 기쁨을 표현하는 일종의 특권"이라면서 "앞으로도 골을 넣으면 계속 상의를벗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FIFA는 지난 96년 경기 도중 상의를 벗는 나체쇼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했지만 사실상 제재를 가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