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을지로 방면 텅 비었습니다" 청계고가도로가 폐쇄된 둘째날인 2일 오전 8시 40분께 서울시청 별관 13층에 설치된 '청계천복원 교통상황실'에는 직원 24명이 모여 실시간 교통상황을 분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내 전체 도로의 교통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는 서울시교통예보시스템 화면이 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이 곳은 청계천고가 폐쇄에 따른 교통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교통방송, 서울경찰청과 연계해 지난달 27일 임시로 설치됐다. 무엇보다 고가 폐쇄에 따른 교통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청계천 복원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 시청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 떠올랐다. 고가 폐쇄 이틀째인 이날 아침 화면에는 실핏줄 처럼 얽혀 있는 도로의 대부분이 파랑색(50㎞이상)과 녹색(40~50㎞), 하늘색(30~40㎞)으로 표시돼 있었다. 10㎞ 이하의 정체를 나타내는 빨간색은 강변대로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교통상황실은 첫째날에 이어 둘째날 출근길도 시내 교통이 무난한 흐름을 보이자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으며 직원들의 표정도 전날보다 한결 밝아졌다. 첫날 출근길 교통흐름이 의외로 양호한 상태로 나타났을 때만해도 대부분 직원들은 "오늘은 첫날이니까 시민들이 차를 두고 나와서 그렇지 내일은 다를 겁니다"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었다. 그러나 둘째날도 교통흐름이 평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자 서울시측은 앞으로도 이같은 교통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상범 교통국장은 "오늘은 어제 출근길 보다도 교통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단 며칠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난 97년 청계고가도로의 통행을 한때 중단했을 때에도 큰 혼란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교통대란은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며 "교통문제가 청계천 복원사업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참으로 다행"이라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교통상황실에는 전체 48명의 직원 중 24명씩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출근시간대 한바탕 전쟁을 치렀던 직원들은 오전 9시를 넘어 김밥이 배달되자 다소 늦은 아침식사를 하며 높아진 시민의식과 원활한 교통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