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청계고가도로에서 당한 교통사고로 장애판정을 받은 40대 남자가 청계고가 철거 하루를 앞두고 40여분 동안 자살소동을 벌였다. 30일 오후 12시20분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10-2 삼일빌딩 앞 청계고가 위에서 김모(40.언어장애 3급)씨가 '청계고가에서 당한 교통사고로 생계를 꾸려가기 어렵게 됐다'며 자살소동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의 설득으로 40여분만에 내려왔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92년 4월 청계고가 도로 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지체장애와 언어장애 판정을 받았고 이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등 생계를 꾸려가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김씨는 11년전 사고당시 앞서 가던 차가 교통사고가 난 것을 보고 부상자를 돕던 중 중앙선을 넘어오던 차에 치여 변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오다 청계고가가 철거된다는 사실을 알고 철거 하루를 앞두고 사고가 났던 현장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교통사고로 몸을 제대로 쓸 수 없었고 말도 어눌해져 지원한 직장마다 퇴짜를 맞았다"며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마련한 전세금마저도 사기를 당해 날려버리게 되자 삶의 의욕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내와 별거하고 오갈데 없이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사고가 났던 청계고가가 철거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고 장소에서 생을 마감하려고 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