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수도권 전철을 비롯한 여객.화물열차 수송이 파행을 빚으면서 월요일인 30일 오전 전국적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특히 국철 1호선 혼잡이 극심했고 도로도 시민들이 새벽 일찍부터 출근에 나서면서 정체가 빚어졌다. ▲수도권 '출근대란' = 수도권 일대 전철역은 연착 사태가 빚어지면서 한꺼번에몰린 승객들로 출근길 북새통을 이뤘다. 대표적인 환승역인 신도림역에는 평소보다 1~2분 늦은 3~4분 간격으로 배차가이뤄질 것이라는 철도청의 예상과 달리 역마다 몰린 승객들로 연착 사태가 빚어져배차 간격이 10분 넘게 벌어졌다. 서울역 근처가 직장이라는 김인숙(24.여)씨는 이날 오전 8시 열차를 놓치고 8시13분 열차를 기다리다 "앞 열차도 사람이 많아 못탔는데 이번 열차도 놓칠 것 같다"며 "지각하더라도 2호선으로 시청역까지 가서 택시를 타든지 해야겠다"며 2호선 입구로 달려갔다. 철도청은 신도림역의 경우 수원, 병점과 인천에서 열차가 들어오기 때문에 배차간격 조정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가 역마다 시민들이 몰려 '지각' 사태가 속출하자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신도림역 관계자는 "애초 배차 간격을 4~5분으로 예상했지만 승객들이 몰려 지금은 얼마나 될지 예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다른날보다 출근길 인파가 많은 월요일인데다 열차 연착이 빚어지자 서울역과시청역, 종각역, 동대문역 등 수도권 국철 환승역도 출근길 시민들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큰 불편을 겪었다. 평소 10분이던 수원∼청량리간 열차의 배차간격이 20분에서 최대 40분까지 벌어졌으며 용산행도 배차간격이 30분으로 길어져 수원역 승강장에는 열차를 기다리는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분당에서 서울행 직행 좌석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평소보다 10∼20% 늘어 분당지역 버스정류장들이 크게 붐볐으며, 일산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전철도 배차간격이 늦어지면서 승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수원에서 동대문으로 출근하는 정모(35.회사원.수원시 고등동)씨는 "파업 얘기를 듣고 30분 일찍 나와 15분 이상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승강장에 변동 시간표라도 붙여놔야 할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광화문에 직장이 있는 권모(31.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씨는 "평소 월요일은도로가 혼잡해 전철을 이용했는데 오늘은 철도파업으로 1시간 정도 일찍 버스를 타러 나왔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강남까지 출근하는 회사원 김석영(37)씨는 "철도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30분 정도 이른 오전 6시에 나왔지만 그 시간에도 전철이 만원이었다"고 말했다. ▲ 앞당겨진 출근 정체 = 출근 대란을 예상한 시민들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는 바람에 출근 정체가 20분 정도 앞당겨졌다. 서울시 교통상황실 관계자는 "서울 주요 외곽도로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차량들의 정체가 평소 오전 6시50분에서 20분정도 앞당겨져 오전 6시30분부터 시작됐다"고말했다. 회사원 이모(26.여)씨는 "제 시간에 출근을 못할까봐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노원에서 종로까지 택시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며 "이른 아침인데도 몇몇 구간이 막혔지만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부간선도로, 남부순환도로, 자유로, 송파대로, 시흥대로, 도봉로 등 시내 진입 도로는 출근시간을 지나서도 정체가 계속됐고 특히 철거를 앞둔 청계고가 8가-3가 구간, 왕산로 청량리-흥인지문 구간, 남부순환로 서울대입구-예술의 전당 구간,경부고속도로 반포-양재 구간 등은 오전 9시가 넘도록 시속 10km 미만으로 심한 정체를 보였다. ▲ 버스, 택시도 비상 =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30일 오전 출근 시간에 조합소속 57개 버스회사의 차량 8천여대를 모두 투입해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합측은 평소 4~5분이던 배차 간격도 2~3분으로 줄이는 한편, 주요 지하철역을 경유하는 일부 버스의 막차 운행시간(밤 0시~오전 1시)을 오전 2시로 1시간 이상 연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했다. 태릉에서 광화문까지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33)씨는 "지하철로 이어지는 마을버스도 오전 6시30분부터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며 "평소 출근길보다 30분 정도 더 걸리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은 일단 평일은 출근길 이용 수요가 많지 않아 증편 이용여부를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대전.청주 등 충청권 노선 출근시간(오전 6 ~9시) 이용객 수가 평소보다 1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파업에 참여하는 않은 일부 택시도 지하철역 부근에서 출근 시간에 늦은 손님을태우면서 특수를 누렸다. 홍대 앞에서 마포로 출근하는 회사원 김종길(30)씨는 "버스를 갈아타는데 오지않아서 택시를 타려고 했지만 일반택시도 없어서 결국 모범택시를 타고 출근했다"며"벌써부터 이러니 청계천 철거하고 나면 서민들은 어떻게 출퇴근을 하란 말이냐"고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역은 29일과 마찬가지로 162편의 열차 중 20%인 34편의 열차만 운행됐다. 경의선과 경춘선, 경원선 등 통근열차는 큰 혼잡은 없었지만 이날 서울역에서는다른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랐으며 입석표라도 구하려고 기다리는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방 열차운행도 '파행'= 부산지역 여객열차의 경우 이날 평소의 16% 수준인 66회, 화물열차는 27% 수준인 25회를 각각 운행한다. 부산고속버스터미널은 임시버스 150대를 긴급투입해 하루 평균 9천여명을 수송하고 김해공항도 5평을 증편, 하루 47편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등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평일 대구를 통과하는 열차는 새마을호 54회를 포함해 모두 270여회이지만파업의 영향으로 이날 운행은 50여회로 줄었으며, 영주지역사무소 산하 100여개 기차역의 경우 하루 평균 84회 운행됐던 여객열차가 이날은 28회 운행으로 단축됐다. 철도청 순천사무소 관내 여객열차 운행은 하루 128회에서 49회로, 화물열차는 97회에서 21회로 각각 줄었으며, 광주역의 경우 평소 17회 운행하던 여객열차를 7회만 운행키로 했다. 강원도의 경우 경춘선은 철량리행 열차는 하루 17회에서 3회로 단축됐으며, 화물열차 운행도 대부분 중단돼 동해,삼척, 정선 등지에서 ㅅ애산되는 시멘트와 무연탄 등의 운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충주역은 조치원-제천간 충북선 통일호의 경우 하루 3회에서 2회로 줄었으며,대전-제천간 무궁화호는 하루 7회 운행되던 것이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전국종합 = 연합뉴스) 강창구.이광철.강훈상.임주영기자 gcmoon@yna.co.kr hskang@yna.co.kr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