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50.해외체류)씨 집 떼강도사건을 은밀히 수사하도록 지시한 박종이 경감(46)은 당시 경위 계급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있었다. 박 경감은 지난해 김씨로부터 `강도사건이 있었는데 은밀히 수사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이승재 경찰청 수사국장에게 이를 부탁한 인물로 이번 사건 은폐의혹의 핵심에 놓여있다. 직급만 놓고 보면 당시 경위였던 박 경감이 상급자인 치안정감과 치안감에게 청탁을 넣은 셈이다. 82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한 그는 청량리서, 성동서 등 일선 경찰서 교통과와 강력반 등에서 근무하다가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인 98년 경위 승진과 함께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일명 사직동팀)로 `수직 승격'했다. 또 지난해에는 경감으로 승진,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으며, 현재는 서울경찰청기동단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경비를 담당하고 있다. 이런 `출세'의 배경에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박 전 장관과 박 경감은 20년간 알아온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선 경찰서 반장에 불과한 박 경감이 경찰청 수사국장 등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경찰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김영완씨 강도사건과 관련해 청탁을 넣을 당시 박지원 전 장관은 청와대 정책특보였다. 박 경감이 김영완씨를 알게 된 것은 사직동팀에 있었던 때로 우연히 한 식사자리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력 때문에 한 때 박 경감이 박 전 장관의 친인척이 아니냐 하는 추측도 나돌았으나 박 경감은 "박 전 장관의 조카라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박 전 장관을 아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경감은 또 "김씨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나 박 전 장관에게 전화를 받은 일은 없었고, 김씨가 나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며 청와대 외압설을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