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설치비, 체육대회 행사 후 회식비, 회식 후 나이트클럽ㆍ노래주점 접대비, 에어컨과 의자 구입비 등등. 이들 항목은 일반 회사 회계장부의 지출명세서가 아니라 학부모들을 상대로 걷은 불법 찬조금으로 한 고등학교에서 지출한 돈의 사용처다. 이 고등학교는 체육대회 때 학교 학부모단체의 임원들이 1백만원을 걷어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회식을 했으며 식사 후에는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이 나이트클럽과 노래주점까지 간 것으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다른 한 외국어고에서는 각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씩, 3학년은 75만원씩 걷어 학생간식비, 학교행사 지원비, 학급어머니 애경사비로 학교측에 전달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 한달간 불법 찬조금 사례가 접수된 서울시내 14개 학교에 대해 집중 감사한 결과 10개 학교에서 5억3천여만원을 불법 모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감사에 적발된 학교는 대부분 사립학교들로 특히 서울시내 6개 외국어고중 이번 감사에 3곳이 불법 찬조금을 걷은 것으로 나타나 특목고와 사립학교들에서 이런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불법 찬조금 모금과 직접 관련된 학교 교장 5명에 대해 해당 학교법인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키로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