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납치, 유괴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부유층이 모여사는 강남지역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일어난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의 경우 범인이 단순히 범행 대상으로 `부유층을 노렸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학부모들은 '초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부모가 아이와 등하교길에 동행하는 것은 이미 기본이 됐고 위치추적이 가능한 휴대폰을 구입해주거나 심지어 등하교길에 동행할 사람을 고용하는 등의 사례도 생겨났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최석영씨(37. 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17일 "아내가 등하교시에 아이와 동행하는 것은 물론 아내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가스총을 휴대하고 있다"며 "위치추적이 가능한 휴대폰을 사주는 부모들도 많다"고 말했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인 학부모 김정수(36.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하교길에 아이를 데려올 수 없어 남편과 고민한 끝에 하교길에 아이를 맡아 줄 사람을 당분간 고용하기로 했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5세 아들을 둔 전연희(33. 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초조해져 지난주부터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이웃과 당번을 정해 끝나는 시간에 맞춰유치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이 학부모들이 극도의 불안심리를 보임에 따라 학교나 유치원에서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초등학교의 이타군 교장은 "유괴 위험이 많은 하교시에 담임교사가 청소당번 등 잔류인원을 남겨놓지 않고 교문에서 인원확인을 한 후 같은 방향의 학생 3~4명을 한조로 만들어 같이 하교시킨다"고 소개했다. 압구정초등학교의 윤광수 교감은 "최근 아이를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며 "그동안 교문앞까지 승용차로 등하교를 하는 것을 금지했는데 요즘은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알기 때문에 무조건 막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교감은 "각 초등학교에서 낯선 사람들이 접근해 왔을 때 대처하는 요령과 외출시 주의사항을 각별히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