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북송금' 특검팀에 소환될 예정인 박지원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북송금을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박씨는 문화부 장관 시절이던 2000년 3∼4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싱가포르,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개최된 북측과 정상회담 예비접촉에 참석, 합의를 이끌어낸 장본인으로 꼽힌다. 박씨는 또 2000년 4월8일 남북이 정상회담에 합의한 뒤 같은해 6월 정상회담 전까지 회담 준비를 위해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과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한이른바 `3자회의'를 주도한 인사다. 특검팀은 우선 북송금과 정상회담간 연관성 문제와 함께 김 전대통령의 사전 인지 또는 사전 지시 여부 등 진위를 가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의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박씨의 진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박씨가 비록 남북관계 비전문가라고 하더라도 김 전 대통령을 대리,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박씨의 진술은 그만큼 무게를 갖고 있다. 박씨가 2000년 3월9-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측과 1차 예비접촉에 참석한 사실이 있음에도 작년 10월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 이를 한사코 부인한 배경이 드러날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박씨가 2000년 3∼4월 4차례 개최된 예비접촉 과정에서 현대.북측과 함께북송금 문제를 논의하고 정부가 지급을 보증키로한 의혹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정상회담 대가성 문제가 급격히 부상하면서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검팀은 또 박씨를 상대로 2000년 6월 이기호 전 수석을 통해 현대 계열사를지원해주도록 산업은행에 대출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5일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현대측이 박지원.이기호씨로부터 대출에 도움을 받았다"고 적시,박씨가 대출에 관여했음을 내비쳤다. 박씨측은 2000년 5월 임동원.이기호씨가 참석한 3자 회의에서 이기호 전 수석에게 현대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현대가 무너져 제2의 대우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반적인 언급"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