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고 신효순.심미선양의 사망 1주기 추모행사가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 부산과 광주 등 전국 80여곳에서 열려 다시 한번 촛불의 물결을 이뤘다. 서울의 경우 일부 행사 참가자들이 추모행사 도중 A4용지로 만든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대사관까지 진출을 시도하며 밤 늦게까지 시청과 광화문 일대 주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으나, 우려했던 경찰과의 큰 충돌은 없었다. ◆ 전국서 추모 물결 =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홍근수 등)는 이날 오후 5시께 서울시청 앞에서 3만여명의 시민,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6.13효순.미선 1주기 추모대회, 자주평화 실현 촛불대행진 추모제'를 개최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8시40분께 손에 들고 있던 자체 제작한 A4용지 크기의 성조기와 가로 1m, 세로 10m 크기의 성조기 문양이 그려진 천을 태우기도 했지만,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일제히 촛불을 켜들고 미 대사관 방면 행진을 시도했으며, 경찰의 3중 차단에 가로막히자 일부는 광화문 우체국과 안국동 로터리 부근 인도 등에서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경찰과 행사 참가자들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양측 모두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 불상사는 없었다. . 앞서 여중생 범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미 대사관 옆 한국통신 앞에서 전국 순회촛불행진단의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교보문고 앞 인도에서 1m 크기의 `자주평화 촛불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하는 등 추모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49)씨와 어머니 이옥자(46)씨, 오빠 규진(19)군과 언니혜선(19)양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추모비 현장을 방문, 두 여중생의 영정 앞에 조화와 함께 아이들이 평소 좋아하던 음료수와 과자를 놓고 명복을 빌었다. 두 여중생의 아버지는 추모제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세상을 떠난 아이들의한을 풀어주기 위해 미국의 사과를 받아야 하며,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SOFA)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이외에 부산, 충북, 강원 등 전국 64곳과 해외 12개국 20여개 도시에서 지역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 주도로 여중생 1주기를 기리는 각종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남북 조국통일범국민청년학생연합(범청학년)은 공동추도사를 발표했으며,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평양시 청년학생들의 추모모임'을 개최했다고 범대위측은 전했다. ◆ 교통체증 극심 = 이날 추도대회에서 진행된 풍물패 공연과 사진전, 도심 촛불행진 등으로 전국 도심 곳곳에서 교통혼잡이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광화문 미 대사관 주변과 종로, 을지로, 남대문 일대까지 밤늦게까지 교통체증이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의 미 대사관 진입을 막기 위해 서울시청-세종로 4거리-광화문-풍문여고 앞에 이르는 도로를 차단했고 이날 오후 9시께부터는 시위대의 행진으로 인해 세종로 4거리부터 종로1가에 이르는 도로마저 양방향 모두 차단됐다. 이밖에도 전경 버스가 서있는 시청-을지로 입구 구간 등이 행사내내 일부 통제됐다. 경찰은 이날 남대문-태평로-세종로를 잇는 도로는 정상 소통되도록 관리했고 군중 집결 시간에 지하철이 광화문.경복궁.시청 역을 무정차 통과하도록 조치,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정윤섭기자 chungwon@yna.co.kr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