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 교통대책이 겉돌고 있다. 분당 일산을 비롯한 신도시와 용인 등 새로 개발된 택지지구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도 서울과 외곽도시들을 잇는 대중 연계교통망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나홀로 운행'이 증가하고 경기도 출퇴근 차들이 서울 교통체증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 교통대책 없는 택지 개발 =일산 분당 평촌 등 신도시에 이어 용인 김포 화성 남양주를 비롯한 수도권 신규 택지개발이 잇따르면서 경기도 지역에 살면서 서울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인구는 급증 추세다. 12일 서울시가 서울 경기 인천지역 22만2천여가구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서울시 교통지표 및 통행 특성'에 따르면 지난 96∼2002년 기간중 서울과 경기도 지역을 오가는 차량대수는 하루 평균 2백64만2천대에서 3백15만4천대로 19.4% 늘었다. 출근시간대 경기도∼서울 통행량도 이 기간중 17.6% 증가했다. 특히 경기 광주의 경우 하루 서울로 출근하는 통행량이 3만7천5백92대로 96년보다 무려 2백73%는 것을 비롯 용인(2백56%) 김포(1백38%) 화성(1백33%) 등 신규 택지개발 지역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차량은 폭발적 증가추세를 보였다. 김수철 교통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계교통망이 제대로 안돼 있는 까닭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분담률이 60%에 못미쳐 승용차 분담률은 40∼45%에 달한다"며 "선진국의 대중교통 분담률이 70% 가량인 점에 비춰볼때 수도권 광역교통체계는 너무 허술하다"고 설명했다. ◆ 구불구불한 광역버스 노선 =수도권 교통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광역버스는 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를 오가는 버스 노선은 4백22개. 서울→경기 방향은 26개 버스업체에 도시형버스 76개, 좌석 30개, 직행좌석 10개, 순환버스 3개 노선이다. 경기→서울행은 35개 업체에서 도시형 1백6개, 좌석 52개, 직행좌석 64개, 시외버스 84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노선의 상당수가 버스업체간 이해관계에 얽혀 우회하는 구간이 많아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시계를 벗어나 경기도로 노선을 확장하려 할 경우 경기도청 및 경기 버스노선사업조합과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된다. ◆ 환승장도 부족 =수도권 주민 출퇴근 차량을 시 외곽에서 소화할 수 있는 환승주차장도 크게 부족하다. 현재 서울지역 환승주차장 23곳중 창동역 상계역 학여울역 등 13개가 외곽에 있다. 이것만으로는 환승수요 충당이 힘들어 주차장을 신설하려고 해도 경기도 등과 협의가 어렵다. 또 광역철도망 구축사업은 담당 부처인 철도청이 경부고속철도 건설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어 내팽개쳐진 상태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