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휘장사업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서우정 부장검사)는 11일 휘장사업체들을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기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장을 이날 오후 소환, 조사중이다. 검찰은 김 회장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차례로 휘장사업체인 CPP코리아와 코오롱TNS 회장으로 영입돼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김 회장이 지난 2000년 4월 휘장사업권 관련 청탁 등 명목으로 구정권 핵심실세 K씨의 자택을 찾아가 2억원을 건넸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으며, 지난주 K씨 자택에서 수사관 등을 보내 현장 검증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김씨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밝힐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은 CPP코리아가 김 회장 등을 통해 사업권 유지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던 국회 문광위 의원들에게 억대의 금품을 전달하고 휘장사업권이 코오롱TNS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청와대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 코오롱TNS가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비자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김씨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앞서 기자와 만나 "CPP코리아 사장이 로비를 하라고 시켰으면 했겠지만 로비를 해달라는 요청이나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두 회사의 회장을 맡았지만 그야말로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CPP코리아 김 사장 등과의 대질신문을 통해 김 회장의 혐의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김씨는 90년대 초반 주택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낸 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 한국씨름연맹 총재, 주택사업공제조합 이사장 등 각 분야에서 활동을 벌이며 다양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