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지문 터널내에서 발생한 차량 추돌사고는 사고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 유독가스가 발생한데다 사고 이후 터널내 전원이 나가면서 가스 배출팬이 19분간 작동하지 않아 자칫 대참사를 야기할 뻔 했다. 이날 사고는 오전 9시15분께 홍지문 터널내 약 800m 지점에서 성산 방향 3차로중 2차로를 운행하던 모 교회 소속의 25인승 콤비 버스가 앞서 1차로에서 주행하던 테라칸 승용차(김모.33)의 오른쪽 뒷부분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콤비 버스 차량의 운전자인 오모(66)씨는 "차량 핸들이 갑자기 말을 듣지 않아차선을 변경하려다 앞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이 충격으로 테라칸 승용차는 핸들이 급격히 꺾이면서 3차선옆 보도턱에 부딪혀정지했으나 버스는 옆으로 전복된 뒤 그대로 미끄러지면서 터널벽에 부딪혔으며 이후에도 속도를 이기지 못해 정지해있던 테라칸 차량을 밀고 약 20m 정도 앞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버스 차체에서 불꽃이 일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버스 차량에 연기가 나자 버스에 타고 있던 교인들 중 김근수(62)씨 등 남성 신도 2명은 먼저 차량 밖으로 나와 나머지 60대 여성이 대부분인 신도들을 차량 밖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고 이들은 이후 재빨리 진입로로 빠져 나왔다. 김씨 등은 또 반대편 벽에 있던 소화전에서 소방호스를 꺼내 소방차가 오기 전차량 화재를 진압하려 했다. 그러나 이후 갑자기 성산방향 터널내 전기가 나가면서 소화전이나 비상통로 표시등을 제외하고 터널 내부가 암흑으로 변했다. 또 연기를 배출하는 팬 마저 작동되지 않아 차량에서 나오는 유독 가스가 터널내에 차면서 터널내로 진입하던 운전자들이 놀라 차량들을 터널안에 그대로 내버려두고 터널밖으로 긴급히 빠져나가는 등 큰 혼잡이 빚어졌다.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증명하듯 사고 후 2시간이 지나서도 운전자가 없는 사고차량이 여러 대 터널내에 버려져 있었다. 이 중 일부 차량은 터널 벽에 충돌한 상태였으며 여기 저기에 긴박하게 도망치면서 버려진 여성 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결국 사고 후 15분만인 오전9시30분께 소방관들에 의해 화재가 진압되고 36분께에는 전기가 다시 공급돼 팬이 정상 작동, 터널내에 차있던 연기가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홍지문 터널내 차량 추돌사고는 사망자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