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9시 10분께 서울 종로구 홍지동 내부순환로 성산방면 홍지문 터널 750m 지점에서 교회 소속 25인승 콤비 미니버스와 테라칸 승용차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승용차에 불이 옮겨 붙어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용차 탑승객 등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이 나자 연기에 놀란 승객들과 터널에 이미 진입해있던 차량 운전자들이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올리며 차량을 그대로 세워둔채 터널 밖으로 탈출하는 등 큰소동을 빚었다. 사고 버스에 타고 있었던 김근수(62)씨는 "갑자기 버스가 뭔가에 충격해 정신을잃고난 뒤 깨어나보니 주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고 재빨리 부상자들을 버스에서 끌어냈다"며 "버스에서 불이 붙기 시작해 인근 소화전까지 꺼내 불을 끄려했지만힘에 부쳤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몰고 터널에 진입했던 김종원(46.회사원)씨는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데 버스에서 불이 나 연기가 터널안에 가득차 캄캄해졌다"며 "너무 어둡고 숨이 막혀 겁이 났는데 다른 운전자들이 차량을 빠져나와 밖으로 탈출하길래 함께 따라나서200여m를 몸을 숙인 채 겨우 걸어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돌 차량 탑승자 가운데 중상자 6명과 부상자 18명 등 24명은 현재 경희의료원과 고대 안암병원 등으로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터널안에 있던 승용차 운전자 등도 연기에 질식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미니 버스는 완전히 불에 탔고 테라칸 승용차는 반소됐다. 사고가 나자 소방차량 등 30여대와 119구조대원 등 100여명이 출동해 사고 현장수습에 나섰다. 이날 사고로 홍지문 터널을 중심으로 정릉에서 홍은동 방면이 2시간여동안 전면통제돼 휴일을 맞아 나들이 등을 나섰던 차량들이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 가는 등 인근 교통이 오전 내내 큰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일단 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 뒷부분을 들이받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버스 운전자 오모(66)씨와 승용차 운전자 김모(33)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지난 1999년 완공된 홍지문터널은 내부순환로 서대문구 홍은동∼종로구 평창동간 길이 1천890m의 서울에서 가장 긴 쌍굴터널(편도 3차선)로, 천장위에는 상.하행선에 연기가 가득차더라도 3∼4분안에 별도의 환기통로로 연기를 뽑아낼 수 있는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다. 또 터널내에는 화재 등 비상상황때 반대 방향 터널로 대피할 수 있는 연결통로와 벽면을 따라 설치된 총 85개의 소화전과 긴급전화 34대, 비상등 등의 방재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조재영 기자 south@yna.co.kr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