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께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는 모처럼 승객들로 장사진의 풍경이 연출됐다. 출국장 2번 게이트 앞에는 100여명이 줄을 서서 출국을 위한 보안검색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주변의 휴대폰 로밍창구와 보험창구 등에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사스의 진원지였던 중국에 4일 사스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는 등 전 세계적으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홉기증후군) 파장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자 꽁꽁 얼어붙었던 여행수요가 풀리면서 인천공항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9시50분발 중국 옌지(延吉)행 아시아나항공 3295편은 사스 발생 이후 최초로 중국 항공편으로는 탑승률 100%를 기록, 중국 여행수요 회복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날 승객들의 얼굴에는 여행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이 가득해 지난 4월과 5월초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잔뜩 경직됐던 표정과는 사뭇 달랐다. 특히 중국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의 얼굴에서도 사스 예방을 위한 마스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 베이징으로 출장을 떠난다는 이상준(34)씨는 "사스가 한창이던 지난 4월과 지난달에도 중국을 오갔는데, 오늘처럼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본다"며 "이제 사스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사 직원 등 공항 관계자들은 모처럼 손님들로 북적거리자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옌지행 아시아나항공 3295편 선임 승무원 김은정(25.여)씨는 "불과 며칠전에도 중국 광저우(廣州)를 다녀왔는데 탑승률이 50% 정도에 그쳤다"며 "오늘 좌석이 모두찬 것을 보니 너무 기쁘고 신이 난다"고 말했다. 출국장앞 KTF 로밍서비스 창구의 임지연(27.여)씨는 "국제로밍 신청자 수가 그저께 30명에서 어제는 80명으로 늘었고 오늘은 아침부터 바쁜 것으로 보아 100명을 넘을 것 같다"며 "손님들이 많아져 바쁘지만 일할 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사스 여파로 중국의 경우 30%선, 동남아의 경우 50%선까지 떨어졌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의 탑승률이 이달들어 각각 50%와 70%대로 올라섰다. 또한 대한항공의 최근 며칠간 전체 항공편 탑승률을 보면 3일 51%, 4일 65.1%,5일 71.2%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연휴기간(6∼8일) 예약률이 중국을제외한 일본, 동남아, 미주, 유럽 등 전 노선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의 탑승률보다높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운항을 중단한 중국 일부 노선을 7월부터 운항을 재개하는 것을검토하고 있으며, 여행사들도 이달들어 동남아 등 지역의 여행 패키지 상품에 대한신문광고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국제선 이용객수가 지난달 20∼23일 연 3일간 2만명대를 기록, 바닥을 찍었으며 이후 다소 늘어나 이달들어서는 3만∼3만5천명대를 보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이후에는 국제선 이용객이 하루 4만명을 넘어서고 다음달에는 5만5천명, 최대 성수기인 8월에는 정상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